'지지부진' SKT '데이터 무제한'…이달 내 출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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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SKT '데이터 무제한'…이달 내 출시 가능?
  • 박정자 기자
  • 승인 2010.08.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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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비즈]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일부 대리점들에서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8월 중순부터 시작된다고 하던데…"

SK텔레콤이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지 한 달이 다 되가지만, 아직까지 출시 일자가 잡히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4일 데이터 수요가 많은 올인원55, 65, 80, 95 요금제 및 넘버원요금제 고객에 한해 8월부터 데이터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당 SK텔레콤 고객들은 지난 1일부터 데이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10일 현재까지도 SK텔레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데이터무제한 서비스에 대한 인가 신청 조차 내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인가 신청에 들어가지 않았고 방통위와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8월 중 데이터무제한 서비스 등을 출시할 수 있도록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고만 밝혔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KT나 LG유플러스와는 달리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때 방통위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또 인가 신청을 내기 전에도 세부 사안에 대해 협의를 해야 하는데, 평균적으로 이 모든 절차는 4주 가량이 소요된다.

이를 감안하면 발표가 나온지 4주 뒤인 내주부터는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시작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발표한지 한 달이 다 되가도록 아직까지 인가 신청 조차 들어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사업자들은 인가 절차를 마무리 한 뒤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SK텔레콤은 워낙 파격에 가까운 요금제이다보니 사전 내용 유출을 막기 위해 미리 발표부터 하고 나선 것. 관계자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방통위측에 발표 전날에야 출시 계획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요금제 인가 신청을 하기 전에 방통위와 세부적인 사안을 조율해야 한다"며 "방통위측에서는 소비자 편익증대 측면 외에도 전체 산업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하는데, 이 요금제가 통신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보니 협의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요금제인만큼 협의해야 할 사안이 많아 예상보다 협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특히 방통위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정부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활성화 정책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VNO 사업자는 이동통신사업자(MNO)로터 망을 빌려 저렴한 가격에 음성이나 데이터통신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정부는 이동통신시장 경쟁활성화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신규사업자들의 진입을 돕기 위해 MVNO 제도를 연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가뜩이나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신규 사업자들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기 있기 때문이다.

또 방통위는 망에 부하가 발생하면 일부 서비스를 제한한다는 SK텔레콤의 서비스품질(QoS) 관리가 MVNO에 대한 망 제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조만간 신청이 들어오면 기본적인 인가 심사 조건에서 따져봐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신청조차 들어오지 않아 밝힐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이 발표한 서비스 중 방통위와의 협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데이터 무제한 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의 새로운 유무선 결합상품도 인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이 내놓은 결합상품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은 휴대전화를 5회선 사용할 경우 집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까지 무료로 제공한다는 내용인데, 특정 시장(IPTV 시장)을 사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 및 경쟁 업계 등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 (IPTV를 무료로 제공하는)부분을 수정하지 않는 한 인가를 얻어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결합상품의 취지와 동일한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주는 동시에 결합상품의 통신상품별 할인율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SK텔레콤이 야심차게 내놓은 새로운 서비스들에 모두 제동이 걸리자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충분한 사전 점검없이 지나치게 서둘러 발표한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의 경우 특별한 일이 없고서야 인가를 얻어내겠지만 만에 하나 인가가 나지 않거나 요금제 내용 수정이 불가피해질 경우 SK텔레콤측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다"며 "와이파이나 와이브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대신 3G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4G 롱텀에볼루션(LTE) 구축시기를 앞당기려는 SK텔레콤의 전략에 방향 재설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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