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론 프렉시트·이탈렉시트 위험
ECB 채권매입․이탈리아 부실은행도 리스크
[매일일보 최서영 기자] 유럽 금융시장 기상도가 심상치 않다. 프랑스·이탈리아에서는 탈EU논의가 한창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매입 정책이 달라진 점, 이탈리아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이 확정되지 않은 점이 금융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하나금융투자 손은정 선임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탈EU 정당이 세를 확대하며 유럽 금융시장을 불안케 하고 있다.현재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은 프렉시트(Frexit) 추진을 노골화하고 있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올 4월 치러질 대선 후보 중 가장 지지율이 높다. 르펜 대표는 당선시 6개월 내 EU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대선 리스크와 더불어 프랑스는 독일과의 국채금리 스프레드(10년물가 기준)가 지난 2012년 이후 최대인 77bp까지 확대된 상태다.최근 이탈리아에서도 이탈렉시트(Italexit) 논의가 한창이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제1야당인 오성운동당(지지율 2위), 극우 성향인 북부동맹(지지율 3위) 등이 한목소리로 EU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아직 탈EU 찬성론은 15.2%에 머무르고 있으나, 영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EU 탈퇴를 추진할 경우 여론이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최근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정책이 대폭 바뀐 점도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ECB는 현재 한달에 800억 유로의 채권을 매입 중이나, 오는 4월부터 연말까지는 매입 규모를 달 600억 유로로 하향할 예정이다.거기다 ECB는 최근 채권매입 금리조건을 완화하고 1년물 채권 매입도 허용했다. 그로 인해 장기금리는 상승하고, 채권 매입이 축소돼 시장 수급은 악화될 전망이다.특히 유럽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미, 영에 비해 변동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ECB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한다면 회사채 가격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EU국 중 GDP 3위인 이탈리아의 구제금융안이 확정되지 않은 점도 유럽금융에 리스크를 점화하고 있다.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의회는 부실은행 구제금융안을 통과시켰으며, 유럽집행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EU핵심국인 독일이 이 구제금융안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이탈리아 부실은행 사태의 핵심인 BMPS은행은 지난해 말 민간 자본확충에 실패한 상태다. 이번 구제금융안이 백지화될 경우 BMPS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지난 6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은행들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전체 채권의 17.7%에 달하는 3560억 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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