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김근태, ‘지도력’ 있는 것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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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초’ 만난 김근태, ‘지도력’ 있는 것 맞아?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2.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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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헌 집행 정지 결정 뒤 지도력 ‘흔들’…탈당 위기 불구 정면돌파 선택할 듯

[129호 정치] 재.보선 연패와 당 지지율 추락, 당청 갈등 등으로 인해 ‘지도력 부족’이라는 당안팎의 비난을 한몸에 받으며 그동안 홍역을 치러왔던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새로운 암초를 만나 ‘지도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열린우리당 사수파 당원들이 낸 당헌 개정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고 개정된 당헌의 집행 정지 결정을 지난 19일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과 함께 도입된 ‘기간당원제’를 폐지하고 ‘기초당원제’를 신설하는 내용의 당헌개정 논란은 김근태 의장을 주축으로 개정을 지지하는 통합신당파와 이를 반대하는 당사수파간 형성된 갈등구도의 핵심으로 자리잡아왔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법원이 김근태 의장의 입지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결정을 내림으로써 당내 통합신당파를 중심으로 선도탈당론 가능성과 함께, ‘당을 해체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이에 따라 지도부는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실제 통합신당파의 선도탈당 가능성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이런 흐름에 가속도가 붙을 경우 중앙위원회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이럴 경우 비대위는 무력화되는 셈인데, 김근태 의장은 소수의 사수파와 당에 남을지 아니면 떠날지를 결단해야 하는 고민을 안게 된다.김 의장은 법원 판결 직후 열린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내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정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 성명서를 낭독할려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의장으로서 좌고우면하는 단계를 벗어던지고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 비대위원들의 강력한 만류로 일단 사퇴 의사를 철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를 노리는 정치인으로서 ‘책임감 없는 대선주자’라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위의 만류 때문이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일인 2월14일까지 김 의장은 ‘좋은 싫든’ 당을 재정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의원들의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끝까지 당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책임 있는 차기 지도자의 모습을 각인시켜 향후 대선 국면에서 지지율 회복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뾰족한 ‘해법’ 있을까? 없을까?

그러나 당안팎에서는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게 된’ 김 의장이 ‘만류’ 혹은 ‘경고’의 메시지만 던질 뿐, 전당대회 개최 등 핵심 업무에 묶여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 김 의장에게 ‘해법’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김근태 의장은 이미 시작된 탈당 도미노 현상과 관련, “동료들의 등에 비수를 꽂는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한 것 외에 뾰족한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 이런 까닭에 우리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이 본격화되고 있는 배경에는 김근태 의장의 ‘지도력’에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확인시켜주듯 “전당대회를 원만히 치르도록 하겠다”는 김 의장의 발언과 다르게 ‘전대 무용론’이 여전히 당을 떠돌아 다니고 있고, 정장선 이강래 의원은 비대위원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지도부는 와해위기에 놓여있으며, 선도탈당파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탈당의 뜻을 밝히고 있다.특히 여권 내 대선주자 라이벌이자, 포스트 고건을 잇는 인사로 대두되고 있는 정동영 전 의장은 고건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1~3위에 머물던 지지율이 8%(최근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13.2%)까지 상승하는 등 반사이익을 보고 있으나, 김근태 의장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어 그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지율 제자리, 초조한 김근태

이런 상황에서 김근태 의장측 입장에선 현재 수면 아래로 잠복한 ‘2선 후퇴론’이 재연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에 직면했다.그러나 김근태 의장은 일단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지난 24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당내 절대다수가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서 토론 중”이라며 “일부 당원들이 분위기를 흐리는 발언을 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이는 민주주의적 행동이 아니”라며 중지를 요구했다. 그는 또 일부 당원들의 탈당과 관련해선 “평화개혁세력이 대통합을 실현하려면 수많은 고비를 넘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의 이 같은 발언은 우회하지 않고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그를 중심으로 한 2.14 전대가 그의 바람대로 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의 틀을 세우는 계기가 될지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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