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발주 830억대 시설공사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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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발주 830억대 시설공사 특혜 의혹
  • 최정우 기자
  • 승인 2007.02.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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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심의 결과 대우건설서 포스코건설로 뒤집혀

인천연대 “인천시가 포스코 밀어주기 유착”제기

[131호 경제] 인천시가 턴키방식(설계·시공 일괄입찰)으로 발주한 830억원대 시설공사의 설계심의결과 1·2위 컨소시엄사가 뒤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역시민단체들은 “지자체가 특정 건설사에 특혜를 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해 인천시와 해당 건설사간의 유착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특히 당시에 시설공사 발주업무를 담당했던 인천시청 본부장급 공무원과 설계심의 업무를 맡았던 국·과장급 공무원이 현재 퇴직한 것으로 드러나 특혜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설계심의 번복으로 2위에서 1위를 차지한 컨소시엄사는 이번 설계심의 결과는 정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설계점수 1위는 대우인데 어떻게 포스코건설이?
포스코, 평가위원 자격 문제 제기 순위 뒤바뀌는 이변 발생

문제의 발단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11월. 당시 인천광역시 종합건설본부는 830억대 규모의 ‘가좌 하수종말처리장 고도처리사업시설공사’를 턴키방식으로 발주했다. 시설공사 설계심의를 받기위해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 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인천시는 이를 위해 같은해 11월 20일 가좌하수처리장 고도처리사업시설공사 설계심의 평가를 위한 평가위원 266명 가운데 최종 10명의 평가위원을 추첨방식으로 뽑았다. 평가위원들은 이날 컨소시엄사들이 인천시에 제출한 설계도서를 놓고 적격자를 가렸다. 설계심의결과 대우건설컨소시엄이 97.58점, 포스코 건설컨소시엄이 97.40점으로 나타났다. 평가위원장의 ‘방망이’도 두드려졌다. 0.18점 차이로 대우건설컨소시엄이 1위, 포스코 건설컨소시엄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가좌하수처리장 고도처리사업 시설공사의 설계적격자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최종 결정된 것이다.문제는 평가를 벌였던 이날 오후 발생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오후 2시30분께 설계적격심의 결과가 공표된 시간으로부터 1시간 30분뒤인 오후 4시께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측이 오후 4시께 심의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공문을 넣은 것.포스코 건설이 제기한 내용은 평가위원 자격요건에 관한 것으로 자격요건은 현행 ‘건설기술 개발 및 관리 등에 관한 운영규정’에 따라 위원들의 자격이 부여된다. 자격요건은 가·나·다군 등 3개군으로 돼 있으며 각 군에서 명시하고 있는 요건에 맞아야 한다.

가군은 국가, 지자체 소속 공무원에게, 나군은 정부투자기관 소속 2급이상 임직원에게, 다군은 건설관련 연구소 등 전문가 그룹에게 평가위원 자격이 각각 부여되게 돼 있다.
가좌 하수처리장 시설공사의 설계심의에 참여한 평가위원은 10명 가운데 가군에는 인천시청 공무원 2명, 국립환경과학원 공무원 등 총 4명이 배정됐다. 또 나군에는 건설관련 협회의 기술직력 박사급 3명이, 다군에는 건설관련 연구원의 연구원 3명이 각각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문제를 제기한 군은 나군이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나군에 평가위원으로 뽑혔던 공기업 댐 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김 모씨는 나군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군에 속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는 김 모씨가 공기업 소속 댐안전연구소 책임연구원 3급에 준하기 때문에 나군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군 자격이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결국 인천시청측은 포스코건설의 입장을 받아들여 김 모 책임연구원을 빼기로 하고 책임연구원이 평가한 점수도 설계적격심의에서 제외됐다. 설계적격심사 결과 1위를 했던 대우건설이 2위로, 포스코건설이 1위로 뒤바뀌게 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인천시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1일 설계점수를 번복하면서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97.31점으로, 포스코건설컨소시엄은 97.67점으로 나왔다. 번복되기 전 점수와 다르게 대우보다 포스코가 오히려 0.36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앞서 대우건설은 평가당일인 지난해 11월 20일 포스코건설측이 심의결과에 대한 이의제기공문을 발송함과 동시에 ‘김&장 법률사무소’에 법률 자문에 들어가는 등 적법 절차를 거치고 있다. 현재는 인천시청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이다.

포스코건설과 인천시 유착 ‘특혜’시비까지
포스코 “특혜아니다, 정당한 결과다” 주장
발주청 인천시 “포스코와 관계없다”
 
가좌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사업시설공사를 위한 설계적격 심의 결과 1위를 했던 대우건설이 2위로 뒤 바뀌면서 이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인천연대(상임대표 신현수)는 “대형 입찰비리 아니냐. (1위로 뒤바뀐)업체와 관련공무원간의 유착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며 포스코건설과 인천시청과의 유착관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의혹 가운데 가장 큰 의혹은 인천시와 포스코건설간의 유착문제. 인천시청이 포스코건설에 ‘밀어주기식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냔 얘기다.

시청이 포스코건설에 준 특혜의혹이 나돌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평가위원의 평가가 끝나고 최종 적격자가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에 인천시청이 자격문제를 이유로 김 모 책임연구원의 평가점수를 제외시켰단 점이다.

충격적인 것은 김 모 책임연구원이 자격시비로 평가위원에서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점. 이에 앞서 김 모 책임연구원은 지난 2005년 12월 15일 진행한 송도해안도로 확장공사 설계심의에서도 자격문제에 휘말려 평가위원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일부에선 “김 모 책임연구원을 희생시켜 가면서 인천시청이 건설사를 밀어준 것이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김 모 책임연구원은 <매일일보>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일부에서는 책임연구원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아니냐, (희생양을 토대로)인천시와 건설사와의 유착관계 또는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자격시비문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것을 감안할 때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김 책임연구원은 또 “지난 2005년도 말 설계심의때와는 달리 이번 설계심의시에는 신상명세를 작성할 때 인천시가 이미 ‘공공기관’란과 ‘연구원’란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책임연구원인 만큼 연구원란에 O표를 했다. 그런데도 나군에 들어간 이유를 알 수 없다. 설계심의가 끝났는데 점수를 제외시킨 이유도 이해할 수 없다. ‘방망이’를 두들기고 나면 끝난 것이다. 설계적격심의가 종료된 것이다. 한번도 아니고 자격문제를 놓고 인천시청이 실수를 되풀이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가처분 소송 진행중인데도 일부 담당 공무원들은 퇴직
부구청장, 공기업 상임이사로 재취업 등 퇴직
시 “특혜와 관계없이 명퇴한 것”

가좌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사업시설공사를 위한 설계적격 심의 결과 번복을 둘러싼 또 다른 의혹은 시설공사와 관련된 일부 본부장급과 국장급이 시청을 떠났단 점이다. 그것도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12월 12일 조달청과 인천광역시를 상대로 ‘가좌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사업 가처분’소송을 했는데도 말이다. 가처분 소송은 지난해 12월 22일 1차심문에 이어 올 1월 12일에는 2차 심문이 진행됐다.
그러나 시설공사와 관련된 당시 인천시청 종합건설본부 김 모(56) 본부장 2차 심문일 이전인 지난해 말 시를 떠났다.

인천시청 인사 담당 관계자는 “김 모 본부장은 지난해 말 명예퇴직을 신청, 퇴직했다. 명퇴신청은 개인적인 일이다”면서 “현재는 인천지역 공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김 모 본부장은 올 1월 현재 모 공기업 상임이사로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시 도시균형건설국을 이끌던 정 모 국장은 현재 인천시지역 부구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 아래 건설기획과 송 모 과장은 현재 시 총무과 대기발령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청 건설기획과 관계자는 ‘본부장 등이 시에서 퇴직한 것은 특혜의혹시비에 휘말리기 싫어서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공교롭게도 그렇게 된 것이다.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퇴직을 한 것이 그렇게(특혜의혹)비춰질 진 몰라도 특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시의 이같은 입장은 포스코건설도 마찬가지다. 포스코건설 이 모 이사는 “포스코가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지역에서 적지 않은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포스코와 인천시와의 유착이나 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부에서 ‘인천시와 포스코건설과의 결탁’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면 그것은 악성루머다. 루머가 계속돌 경우 진원지를 밝혀 명예훼손에 대한 이유를 물을 것이다. 평가위원의 자격문제도 인천시가 적절하게 처리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또 “자격문제가 불거졌는데도 대우건설이 1위로 갔다면 더 큰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포스코건설이 2위에서 1위로 결정된 부분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가좌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사업은 조달청이 올 1월 5일 설계번복점수를 포스코건설컨소시엄에 실시설계적격자로 통보, 선정된 상태이다.

대우건설 “1위는 이미 대우로 결정, 번복은 있을 수 없다”
조달청, 인천광역시 상대 가처분 소송

대우건설은 현재 인천시의 설계점수 번복과 관련해 조달청과 인천광역시청을 상대로 ‘가좌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사업 가처분 소송’을 진행중이다.
대우건설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 내용의 핵심은 적법절차에 따라 평가위원회가 의결 및 공개한 설계점수를 인천시가 위법한 방법으로 임의로 재 산정 번복한 것은 무효이며, 이에 근거해 실시설계 적격자를 산정한 것도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실시설계적격자의 지위에 있는 신청인의 지위를 보전키 위해 낙찰자 선정, 도급계약체결 등 향후 절차 금지를 요청했다.
대우건설 남 모 상무는 “이미 지난 2005년 12월 15일 실시한 송도해안도로 확장공사 설계심의에서도 거론됐던 인물이 이번에도 똑같이 일은 겪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느냐. 인천시청과 해당 건설사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현재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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