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지금의 약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설 연휴를 정점으로 다시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여론이 대세이다. 이른바 ‘2월 바닥설’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여당 와해 1·11대책 법안 통과 불투명
대선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 등 반등 가능성 예고
문제는 부동산 유통시장에서 말하고 있는 ‘2월 바닥설’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냐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스피드 뱅크 김은경 팀장은 “‘2월 바닥설’은 최근 호가가 크게 떨어진 급매물들이 소화되고 있다는 점과 가격하락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선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떨어지면 매수세가 유입돼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며 “특히 강남권과 같이 대기수요가 꾸준한 곳들의 경우 일정 수준 하락하면 다시 반등한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지난해 3·30대책 이후에도 재건축의 경우 10~15% 떨어진 후 반등했던 점을 고려해 보면 고점대비 10% 안팎으로 호가가 낮아진 지금이 바닥에 근접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는 것.
실제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36평형은 16억원에 나오던 매물이 이달 초 14억4천만원에 팔린 데 이어 최근에는 호가가 14억1천만∼14억2천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호가 16억5천만원에 비하면 무려 14% 가량 하락한 수치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13평형도 1·11대책전에는 8억원까지 육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10% 넘게 떨어진 7억원에 거래됐다.
더구나 공급 부족이 여전하다는 점은 가격 상승의 불씨를 당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규 입주물량도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1·11대책으로 민간공급까지 위축되게 된 만큼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정부의 신도시 공급 확대 계획이 대부분 수도권 외곽지역에만 집중돼 강남권 등 실제 수요가 필요로 하는 지역에는 공급부족이 여전하고 실제로 대규모 신도시 공급에 이르기까지 단기적인 공급 해결책은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여당의 와해로 정부의 1·11대책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데다 대선 이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점도 반등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올 초 부동산시장의 지난 해와 같은 점과 다른점은?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연초부터 예측 불허의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초 부동산시장과 올초의 같은점은 수급불안이 여전하단 점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신규 입주물량이 계속해서 감소세에 있는 데다 양도세 중과에 따른 매물난이 여전해 이로 인한 호가 상승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 지난 해는 약세로 출발한 직후 1월 첫째주부터 반등을 시작,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급등세가 나타났다. 반면 올해는 연초부터 1·11대책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돼 수요가 크게 위축됐고 오는 9월 이후 청약제도 개편과 분양가 인하 등으로 무주택자들의 시장 참여가 줄어들었다는 점도 확연히 다른 대목이다.
2월 바닥설은 시기상조일수도
하지만 대책이 발표된 지 이제 겨우 한달이 된 시점에서 곧바로 반등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대책이 나온 이후에는 한동안 조정을 받기 때문. 지난 2005년 8.31대책 당시 아파트값 조정이 약 5개월 정도 이어졌던 경험 등을 감안하면 이러한 장세는 당분간 좀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버블론과 가계부채로 인한 폭락설 등으로 수요자들의 심리적인 위축도 큰 데다 1주택자가 아닌 이상 양도세 부담으로 집을 팔고 옮겨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반적으로 상승 반등을 예단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반등하더라도 급등은 힘들 것으로 예상”
실수요자 당분간 관망 유지 필요
설사 반등이 오더라도 지난 해 말처럼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체로 아파트값은 시장 주도주인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세가 살아나야 전체로 확산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연초 1·11대책이 재건축에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의 선두주자격인 재건축 기선제압에 성공함에 따라 사실상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