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9. 해금의 노래를 따라 떠나는 시간 여행
공연은 개화기 이후 혼란의 역사 속 신민요와 만요, 전통동요 선율을 해금으로 연주한다.
1930년 전후 개화의 물결 속에 축음기와 유성기 음반의 영향으로 기존민요의 형식을 살려 창작된 신민요가 많이 생겨났다.
삶의 곳곳에서 항상 노래를 즐겨 부르던 우리 민족은 당시 이러한 신민요의 사설과 가락을 통해 삶의 고단함에 깊은 위로를 얻었다.
하지만 1945년 광복과 1950년의 전쟁 등 수많은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치며 많은 부분이 개작되고, 변형되고, 소실되어 오늘날엔 사람들의 관심에서도 점점 멀어져 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귀중한 역사 속 선율들을 나비9의 무대를 통해 해금의 노래로 재창조해 연주 한다.
해금을 위한 Nori
이번 공연은 세계 유수의 작곡 콩쿠르 수상과 작품 연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신예 작곡가 서홍준과의 작업으로 전곡이 위촉, 초연된다.
Nori 1 : 꿈 해금-김준희, 베이스클라리넷-김욱
몇 해 전 ‘강원도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을 방문하면서 새로이 알게 된 선율들을 나만의 음악적 방식으로 묶어보았다. 대중민요의 ‘정선아리랑’에 ‘정선아라리’와 ‘정선엮음아라리’, 그리고 ‘강원도아리랑’에 ‘강릉아라리’와 ‘평창아라리’를, 같지만 다르거나 혹은 다르지만 같은 색의 음악을 아리랑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해금과 베이스클라리넷을 통해 새로운 음악으로 전달하려 한다.
Nori 2 : 꽃이 꺾이다 해금-김준희, 알토플루트-김석중, 베이스클라리넷-김욱
1935년 작곡가 이기영에 의해 발표된 ‘낙화삼천’과 1933년 작곡가 김용환에 의해 발표된 ‘낙동강’ 그리고 ‘한오백년’ 3곡의 주제가 가슴에 다가왔다. 바람으로 인해 주변의 꽃들이 낙동강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바람으로 인해 떨어지기 전에 나타나는 꽃잎들의 움직임을 상상하기도 하면서 나름 재미있는 생각을 했다. ‘흐르는 강과 떨어지는 꽃’ 그로 인한 풍경을 상상하면서 움직임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적인 이 두 곡의 선율을 하나로 묶어 현대적으로 재창조했다.
Nori 3 : 혼돈 해금-김준희, 첼로-임연웅, 알토플루트-김석중, 베이스클라리넷-김욱
1950년 전후로 우리나라는 혼동에 혼동의 연속이었다. 일본과의 문제와 1945년 주권회복, 남과 북의 정치적 이데올로기, 그리고 나타난 6.25 전쟁, 결국 이분화 된 국토, 강대국 간의 정치적 개입 등 불과 1940년부터 1960년 이 20년이란 시기는 짧지만 길고 길지만 짧은 어렵고 암울한 시기를 보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시기는 이렇게 암울한 시기 안에서 또 다른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로 인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꿈꾸는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하려 했다.
Nori 4 : 분아 해금-김준희, 첼로-임연웅
1910년 보통교육창가집에 있는 전래동요 ‘달아 달아 밝은 달아’ 그리고 1939년 작곡가 유일준의 작품 ‘달 같은 님아’를 중심 모티브로 작곡 된 작품이다. 첼로와 해금 두 대의 악기를 통해 동서향의 교감을 형성 시키고 그 형성에 있어 우리나라 전래동요와 신민요로 분류되는 ‘달 같은 님아’와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선정하했다. 두 작품 모두 ‘달’이라는 공통적인 매개체를 통하고 있는 것처럼 작곡가인 나는 달(Moon)이라는 매개체는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문 혹은 통로로 바라보고 있다. 또한 달이라는 매개체로 인해 인생의 또 다른 길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Nori 5 : 독백 해금-김준희
해금 솔로로 구성된 이 작품은 1935년 작곡가 라무영이 작곡한 ‘아리랑강남’이란 작품과 1926년 나운규가 만든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인 ‘서울아리랑’을 중심 모티브로 구성했다. 김송규 작곡의 ‘오빠는 풍각쟁이’를 현대적 음악 언어로 구성했다. 이곡은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으며 전통적과 현대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음악적 언어를 해금이라는 악기를 통해 표현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