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 치는 바다에서는 능력있는 선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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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바다에서는 능력있는 선장 필요”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3.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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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당권 도전 선언
[매일일보닷컴] 민주당 대표경선을 놓고 장상 현 대표와 양강 대결구도를 벌이고 있는 박상천 전 대표가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오는 3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장상 현 대표가 DJ 및 한화갑 전 대표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장상 대표와의 맞대결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상천 전 대표는 지난 21일 오전 11시 국회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도세력 대통합을 이뤄 민주당이 기반이 된 강력한 중도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박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중도세력 대통합으로 강력한 중도정당을 건설하지 못하면 12월 대선에서 승리를 기약할 수 없고, 내년 4월 총선에서 양대정당으로 우뚝 서기가 어렵다”며 이 같이 밝혔다.박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지지도 4%에 불과한 민주당이 이미 지지도 50%를 넘어선 한나라당의 높은 파도를 넘지 못하면 민주당은 파도에 휩쓸려 난파하고 말 것”이라며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는 경험 많고 능력있는 선장이 필요하다”고 주장,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박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통합민주당 비민주법률개폐특위위원장, 새정치국민회의 창당기획위원장, 새정치국민회의 원내총무, 97년 대선 TV선거대책단장, 국민의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 등을 역임한 사례를 바탕으로 자신이 민주당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는 효과적인 인물임을 누차 강조했다.그는 “그동안 난제해결에 성공한 경험에서 체득한 정국대응능력, 협상력, 실천력 등 검증된 리더십은 오늘이 민주당이 당면한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증된 리더십으로 당면 과제 해결’ 주장

박 전 대표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는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에 대해 “12월 대선에서 국정실패를 심판받아야 할 정당의 일원이 됨으로써 ‘대선실패’로 귀결될 것이고, 사실상 민주당 세력은 소멸될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내비쳤다. 국정실패의 책임이 있는 우리당과는 당대당 통합을 하지 않는다는 민주당의 기본 원칙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그는 특히 “(통합으로 인한) 신당의 실질적 지도이념은 좌편향 진보노선이 될 수밖에 없어 ‘도로 열린우리당’이 되고 정치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이는 대선에서 한나라당 우세가 지속돼 과거 일본의 자민당, 사회당 구도와 같이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을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앞서 지난 15일 모 방송에 출연, 최근의 범여권 정계개편 상황과 관련해 “열린우리당과 당대 당 통합은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통합은 ‘함께 죽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과 통합, ‘함께 죽는 결과’

이에 따라 박 전 대표는 “열린우리당 탈당파, 국민중심당, 정치권 밖의 중도개혁주의자 등을 결집해 강력한 중도정당을 출범시키고, 열린우리당 핵심세력은 그 자체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오는 12월 대선과정에서 선거연대를 모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의 이런 발언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을 연대대상의 하나로 인정하는 ‘제3지대 신당론’을 염두한, 바꿔 말하면 ‘민주당의 몸값이 실질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자회견을 통해 “당내외의 중도주의자 중에서 당선 가능한 대선후보를 생산해 중도개혁의 정책노선과 지혜로운 정국대응으로 대선승리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박 전 대표는 끝으로 “민주당의 기반이 된 중도정당이 중도개혁주의를 확산시키면서 예리하고 순발력있는 대선정국대응을 실천해나갈 때 현재의 대선판도를 능히 뒤집을 수 있다”며 “대선정국에서의 여세를 몰아 내년 4월 총선에서 양대정당으로 우뚝 서도록 하겠다”고 주장, 당원들의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내년 4월 총선서 ‘양대 정당’ 이룬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시 새천년민주당 대표로 취임해,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를 좌절시키고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사면론’을 잠재우는 데 일정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박상천 전 대표의 경선출마에 대해 고재득 서울시당 위원장(성동을), 김성현 대구시당 위원장(수성을), 윤무헌 부산시당 위원장(북강서을) 등 9개 시.도당 위원장과 114명의 지역위원들은 이날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혀, ‘큰 틀에서’ 장상 현 대표와 박상천 전 장관의 2파전으로 압축될 차기 지도부 경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한화갑 전 대표의 사퇴와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선언 이후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론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장상 대표는 “장 대표의 지도력으론 범여권 통합을 이뤄낼 수 없다”는 지적을 당 안팎에서 받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는 ‘구시대 정치인’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경륜’과 ‘지도력’ 때문에 통합신당을 추진하기에는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박 전 대표는 이와 관련 기자회견 직후 경선출마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미 당 대표를 해봤기 때문에 또다시 (당 대표를) 맡을 욕심도 없고 지금 형편이 전당대회를 치를 여건이 아니라고 고사했었다”며 “그러나 대표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당의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할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요구해 이를 거역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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