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철은 최근 10여일간 싱가포르에 머물며 호화쇼핑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언론에 포착된 14일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 록가수 에릭 클랩튼의 공연장을 찾았다.
2006년 6월에도 에릭 클랩튼 공연을 보러 독일에 갔다가 후지TV에 포착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달랐다. 북한 전역이 아버지 김 위원장의 생일 준비로 들썩거릴 때 김정철은 록가수의 공연을 보러 간 것이다.
장남 김정남과 마찬가지로 후계구도에서 밀려나 아버지의 명령으로 해외를 떠돌고 있는게 아니라면 북한 체제 특성과 유약한 그의 성격을 감안할 때 최대 기념일인 2.16에 싱가포르행은 불가능하다.
결국 김정철도 김정남과 마찬가지로 후계구도에서 밀린 뒤 해외를 떠도는 생활을 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정남·정철 두 형이 아버지 생일에도 북한에 들어가지 못할 때 후계자 김정은은 아버지와 함께 중국 멍젠주 공안부장을 만나 후계 등극을 축하받는 등 대조적 행보를 보였다.
북한 후계구도가 본격화 되면서 '왕좌'를 위협할 수 있는 형제들에 대한 견제가 계속된다면 정철도 정남처럼 해외를 전전하는 생활을 계속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 위원장과 첫째부인 성혜림(2002년 사망)사이에서 태어난 김 위원장의 장남으로 2001년 5월 도미니카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추방당해 국제적 망신을 사면서 후계구도에서 멀어졌다.
중국은 친중파인 김정남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에서는 김정은이 이런 김정남을 견제하기 위해 암살 계획까지 세웠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철의 경우 김정일과 고영희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은의 친형이기 때문에 김정남 만큼 노골적인 위협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의 후계구도가 진행될 수록 점점 중앙권력으로부터 배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유고시 후계구도에 불어닥칠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계를 위협하는 요소를 철저히 견제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도 김일성과 김성애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형제들을 이른바 '곁가지'라고 비하하며 견제해왔다.
후계자 자리를 놓고 김정일과 경쟁하던 이복동생 김평일은 1998년 주 폴란드 대사로 부임한 이후 북한 땅을 한번도 밟지 못했고, 또 다른 이복동생 김영일은 독일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다 2000년 5월 지병으로 현지에서 사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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