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 ‘박항서 신드롬’ 등 호재 가득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유통업계가 ‘기회의 땅’ 베트남 사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각종 규제와 시장 포화로 성장 한계에 다다른 국내와 달리 베트남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젊은층 인구가 많아 잠재력이 크다. 최근 한류열풍과 박항서 신드롬 등 한국에 호의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국내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베트남 진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컸던 만큼 시장다변화의 일환으로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우선 롯데그룹은 최근 베트남에서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사업에 나섰다. 호치민시가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오피스·주거시설 등으로 구성된 에코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노이에는 롯데몰 하노이를 건설할 계획이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롯데가 베트남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며 “다양한 사업부문을 통해 투자와 고용 창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 베트남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는 현재 롯데제과[004990],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지알에스, 롯데시네마, 롯데자산개발,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등 16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으며 1만1000여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롯데리아(롯데지알에스)는 롯데의 첫 베트남 사업으로, 지난 1998년 첫발을 떼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지 입맛에 맞춘 메뉴 등을 선보이면서 시장 점유율이 급속도로 확대돼 현재 베트남 매장 200여개를 운영 중이다.
CJ[001040]그룹도 주요 계열사의 베트남 개척이 한창이다. CJ제일제당[097950]은 베트남을 교두보 삼아 한식 세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월 완공 예정인 식품 통합생산기지에서는 비비고 제품, 가정간편식, 냉동편의식품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 베트남에서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CJ푸드빌은 2007년 현지에 진출한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갓 구운 빵 코너 등이 마련된 새로운 매장 콘셉트를 베트남 1호점 하이비쫑점에 적용했다. 호치민 시내 대형 쇼핑몰 인근에 위치한 이 매장은 젊은층이 주 고객이다. 커피 메뉴는 제2의 커피생산국인 베트남 현지 공정무역커피를 100% 사용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051500]는 베트남 내 식자재 공급에 활발하다. 지난 13일에는 베트남 샌드위치 전문점 비에뜨반미와 업무 협약을 맺고 20억원 규모의 식자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주력 메뉴인 ‘반미(Bánh Mi)’에 들어가는 고수(향채) 등 일반 식재료에 대한 공급은 물론 비에뜨반미와 공동으로 연구 개발해 다양한 신메뉴도 내놓을 계획이다.
CJ오쇼핑[035760]은 지난해 기준 베트남 홈쇼핑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 초 CJ E&M과 합병하면서 글로벌 사업부문을 더욱 키운다는 방침이다.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 사업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 전반이 성장 정체 상태라 다양한 분야에서 베트남을 돌파구로 삼을 것”이라며 “특히 최근엔 미국, 중국 수출에도 난항을 겪고 있어 기업들이 더욱 눈여겨 보는 신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