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사채를 갚기 위해 빈집털이를 시작했습니다. 부모님들은 은행에 취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대가 무리하게 증권에 투자, 수천만 원에 달하는 사채와 은행 빚을 지게 된 뒤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곳에 취업도 할 수 없게 되자 이를 갚기 위해 상습 빈집털이를 하다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3일 아파트. 주택 등 빈집에 침입,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배모씨(28)와 김모씨(24) 등 2명을 특가법상 절도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배씨 등은 지난해 12월 1일 오후 3시께 광주 남구 봉선동 모 빌라 이모씨(25.여)의 집에 침입, 명품시계 등 시가 55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빼내 달아나는 등 최근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모두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씨가 처음으로 빈집털이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
대기업에 다니던 배씨는 수년 전 증권에 무리하게 투자, 손해를 보고 5000만원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되자 결국 퇴사를 선택하게 됐다.
이후 다른 회사에 재취업을 했지만 월급에 가압류가 계속 들어오는 등 채무로 인해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부모들의 도움으로 4000만원에 달하는 은행권 채무는 매달 100만원씩 분할 변제키로 했지만 1000만원에 달하는 사채는 해결할 방법이 없게 되자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됐다.
사채를 갚기 위해 배씨는 사촌동생인 김씨에게 빈집털이를 제안, 범죄의 수렁에 접어들었고 훔친 귀금속을 금은방에 팔아 마련한 돈으로 사채 1000만원을 모두 갚았다.
하지만 사촌동생 김씨가 술자리에서 애인 이모씨(18.여)를 폭행했고 이씨가 북부서 우산지구대에 찾아가 신세타령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김씨의 빈집털이 행각을 말해 결국 덜미가 잡혔다.
이와 관련 배씨는 "집에는 은행에 취업했다고 둘러댄 뒤 사채를 갚기 위해 빈집털이를 시작하게 됐다"며 "부모님에게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과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을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지역 대부법업 위반건수는 지난해 37건. 올 상반기(3월) 139건으로 사채 피해가 늘어났지만 신용회복위원회 신청은 크게 감소한 반면 법원 파산.회생신청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고 일부 20-30대 채무자들은 취업 등을 고려해 각종 신청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