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시장, 양다리 걸친 ‘은행계 카드사’가 장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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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시장, 양다리 걸친 ‘은행계 카드사’가 장악하나
  • 류세나 기자
  • 승인 2007.09.20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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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신한카드 출범으로 은행계 카드사 시장점유율 50% 넘어서

금융연구원 “은행권 영향력 점차 강화될 것”…“점유율 연내 70%까지도 가능”
전업계 카드사 ‘죽지 않아~’ 특화상품으로 은행계 카드사와 차별화 전략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달 1일 신한-LG카드가 통함 됨과 동시에 은행계 카드사는 시장점유율의 약 53%를 차지하게 된다. 게다가 오는 11월 시행되는 정부의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정책으로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고객 인지도가 낮은 전업계 카드사들의 시장 내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은행계 카드사들의 점유율이 연내 70%를 상회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 현대카드는 라이프 스타일 서비스 브랜드 프리비아(PRIVIA)가 BI(Brand Identity)를 교체하고, 서비스를 새롭게 리노베이션 한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시장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앞으로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 대형은행들의 영향력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며 “통합 신한카드의 출범으로 현재 50%대인 은행계 카드사 시장점유율이 연내 70%대까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카드대란 이후 전업계 카드사들의 위상은 약화된 반면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적은 후유증을 겪은 은행계 카드사들의 약진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서 연구위원은 이어 “카드사 간의 경쟁 격화 및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시장의 변화는 은행계 카드사에게, 특히 대형은행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사 영업수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가맹점 수수료가 원가산정 표준안에 따라 인하되게 되면 카드사의 수입은 현저하게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고객인지도가 높고 자금여력이 풍부한 대형은행계 카드사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형은행계 카드사들은 자금조달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가 있고, 전국적인 지점망과 은행고객을 바탕으로 모집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경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또 다른 부서 및 자회사 상품과 연계해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도 있다.

전업계 카드사 “상품기획, 마케팅 면에서 경쟁력 있다”

▲ LG카드는 내달 1일 신한카드에 흡수돼 '통합신한카드'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분위기와 달리 전업계 카드사들의 입장은 그다지 회의적이지만은 않다. 현대카드 홍정권 홍보과장은 “은행계 카드사의 자금 규모를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상품기획, 마케팅, 고객 서비스 같은 면에서는 전업계 카드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카드시장 1, 2위를 다투던 LG카드가 신한카드에 인수돼 카드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홍 과장은 이어 “전업계 카드사는 수신업무를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권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하다”며 “그러나 은행의 수신기능이 증권사 CMA로 옮겨가는 추세기 때문에 은행권 상황도 여의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형은행들은 신용카드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전업계 카드사 및 다른 회사의 신용카드 부문을 공격적으로 인수 ∙ 합병해 카드시장을 장악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신용카드 시장 역시 은행권의 영향력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은행권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카드사업에 눈을 돌렸다는 점에선 현대카드 홍 과장 역시 의견을 같이 했다. 홍 과장은 “수익의 한계를 느낀 은행권이 꾸준한 이익을 내는 카드사업에 매력을 느낀 것 같다”며 “카드사업은 은행의 자산규모 대비 약 10배 이상의 이익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불꽃 튀는 ‘특화상품 VS 은행 연계상품’ 경쟁

은행계 카드사들의 위협적인 약진에 전업계 카드사들은 특성화된 상품을 선보이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이 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에 여러 차례 경고음을 보내면서 영화관 ∙ 주유소 ∙ 커피전문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혜택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태. 최근 들어 카드사들이 대규모 물량공세보다 각종 특성화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 또한 이런 배경에서다.삼성카드는 여행 특화 상품으로 고객유치에 나섰다. ‘삼성카드 여행센터’ 웹사이트를 통해 여행 상품을 구매하면, 카드사용으로 발생되는 적립포인트로 최고 50만원까지 선할인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해외여행 도중 고객이 아플 경우 가까운 병원을 예약해주고 항공 수하물을 잃어버렸을 때는 1천2백달러까지 보상해 주는 상품을 내놨다.이와 관련 삼성카드 장동직 홍보과장은 “LG카드와 신한카드의 합병으로 1위 업체와 격차가 더욱 벌어지긴 했지만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각종 마케팅이나 프로젝트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현대카드는 신용도가 우수한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취급하는 디자인 상품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미 명문대 진학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였다.현대카드 홍정권 홍보과장은 “쇼핑, 교육, 여행 등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타 카드사들이 시도하지 않는 독특한 서비스 제공으로 매니아층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은행계 카드사들은 은행 서비스와 연계시킬 수 있는 장점을 살리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대출 받을 때 카드 연회비 면제 혜택 대신 KB카드를 신규로 신청하는 고객에게 0.2% 금리를 우대해준다. 외환은행경우 외환카드 사용 대금을 외환은행 통장으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인터넷 ∙ 모바일뱅킹 ∙ 현금인출기 등의 이용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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