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나꼼수 열풍 집중 조명[전문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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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나꼼수 열풍 집중 조명[전문번역]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1.11.02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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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김경탁 기자] 한국사회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나는 꼼수다> 열풍에 대해 <뉴욕타임즈>가 인터넷 판을 통해 상세하게 보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여러 매체에서 해당 기사에 대해 소개하는 기사가 많이 나왔지만 일부 매체에서는 <뉴욕타임즈> 보도마저 왜곡 축소하는 보도가 다수 눈에 띄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3대 메이저 매체인 조중동 중 한 매체는 기사 내용 중 나꼼수 출연자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부분만 발췌하고 자사를 포함한 보수매체에 대한 비판 부분은 아예 삭제하는가 하면 경쟁지인 중앙일보 칼럼 내용이 기사에 인용된 것을 ‘한 중앙일간지’라고 표현하기도 해 안쓰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매일일보>이 뉴욕타임즈 기사 전문을 최대한 원문의 뜻에 가깝게 번역해봤다. 다음은 번역 기사 전문.

원제 : By Lampooning Leaders, Talk Show Channels Young People’s Anger

지도자를 풍자하는 토크쇼가 청년들의 분노에 길을 텄다

일주일에 한번 네 명의 남자가 임대 스튜디오에 둘러앉아서 웃고 떠들고 가끔 욕설도 지꺼리면서 한국의 지도자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하는 폭로성 이야기를 나눈 것을 녹음해서 그것을 온라인에 올린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그들의 팟캐스트[편집자 주 : 애플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방송]는 총 다운로드 수 200만을 넘겼다.

이 네 명의 남자들은 그들의 쇼를 이 대통령 혹은 각하(His Highness)에게 “헌정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나는 꼼수다’라는 이 쇼의 이름은 이 대통령에게 붙여진 가장 강력한 비판적 별명에서 따온 것이다.

쇼의 리더인 김어준(43)은 “우리는 각하에 반대하는 모든 종류의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이타들을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고자 한다”며,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도로, 우리는 각하의 보수적인 정권이 사람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래서, 우리는 우리 방송 청취자들에게 ‘쫄지 마라!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내일 당장 감옥에 집어넣어진다 해도 말하자’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김씨와 3명의 동업자들이 첫 오프라인 콘서트를 연 지난 토요일, “쫄지마”라고 적힌 피켓을 든 젊은이들이 1600석을 가득 매웠다. 콘서트가 시작되자 팬들은 자신들의 영웅을 큰소리로 연호했다.

이들의 인기는 최근 한국 젊은이들이 물가인상과 일거리 감소에 따른 정치적 각성과 이 대통령과 보수 메이저 언론매체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되는지를 증명한다.

10월26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와 30대, 40대 유권자들은 여당 후보에 맞선 무소속 후보를 세 배 차이로 지지해 당선시킨 것으로 출구조사에서 나타났다.

‘나는 꼼수다’에 대해 이 쇼의 팬인 유해영(34)은 “그들은 정부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드러내는 창구이며 하나의 카타르시스”라고 말했다.

제멋대로 자란 콧수염과 야성적인 헤어스타일의 김어준은 1998년 정치 패러디 사이트 딴지일보를 창간한 이래 늘 열성적인 팬들을 몰고다녔다.

한국어 약칭 ‘나꼼수’로 알려진 그의 최근 팟캐스트 제작으로 그의 팀은 모든 정당들을 움직이게 하는 영향력을 만들었다. 양대 정당의 리더가 모두 쇼의 게스트로 출연했고,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는 예비후보자들의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녹음한 쇼에서 그들은 이 대통령을 “국가적 재앙”이라 부르고 한국을 “미국의 실질적인 식민지”라고 주장하는 철학자 김용옥을 초대했다.

이들은 김용옥이 지난해 정부가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테러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0.0001%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일갈했던 오디오클립을 재생하기도 했다.

김어준이 나꼼수를 시작한 것은 4월이다. 그의 파트너 3명 중에서 가장 수다스러운 사람은 정봉주(51) 전 국회의원이다. 그는 다른 사람이 말할 때마다 대부분 중간에 끼어들어 웃어대면서 자기비하도 서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오랑우탄의 지능”을 가졌으며, 매일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서 자기 이름 검색하는데 보낸다고 고백한다.
그는 늘 자기 자신을 “아름다운 영혼과 치명적 매력을 가진 위대한 정치인”이라고 소개하는가 하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곧 출간될’ 자신의 저서에 대해 언급한다.
보기 드물게 진지한 코멘트에서 그는 “나는 광대다. 나는 대중의 편에서 말하고 행동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씨에게 종종 “닥치라”고 말하는 사람이 주진우(38) <시사인> 탐사전문 기자이다. 그의 폭로로 인해 그가 총애하는 적의 하나인 한국의 주류 개신교회에서는 주 기자를 “악마기자”라고 부른다.

인터뷰에서 그는 “요즘 취재 대상은 ‘각하’ 한 명 뿐”이라고 말했다.

쇼 중간에 졸다가 걸리는 사람이 전직 라디오 해설자 김용민(37)이다. 기독교 미션스쿨을 다녔고, “목사 아들 돼지”라는 별명(그의 아버지가 목사이다)으로 불리는 김용민은 교회 찬송가를 개사해 이 대통령을 조롱하는 노래를 만들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 있는 한 메이저 교회의 장로이다)

최근 이들 네 남자가 밀고 있는 것인 스튜디오에 있는 낡은 에어컨이다. 이 에어컨이 종종 시끄러운 가동음을 내면 주 기자가 “말하고 있으니 조용해”라고 외친다. 다른 출연진과 마찬가지로 이 기계의 팬카페도 있다.

네 명의 남자들은 녹음 시작 10분전에 만나서 대본 없이 녹음을 시작한다.

그들이 이 대통령과 그의 수하들과 관련해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으면서 늘 덧붙이는 표현으로는 “소설일 수 가능성이 높지만…”이라거나 “정황증거는 충분하다”는 말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표현은 “물론, 각하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일단 타깃을 정하면 절대 구멍을 만들지 않는다.
But they pull no punches once they lock on a target.

주진우 기자는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였던 나경원이 연회비 1억원에 달하는 초호화 피부클리닉에 자주 출입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나 후보는 그 클리닉을 이용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멤버십 회원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빈부격차가 선거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시기에 주 기자의 보도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고, 나 후보가 이 프로그램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주 기자는 이밖에 이 대통령이 퇴임후 사저부지를 아들 명의로 구매한 사실을 최초 보도했으며, 콘서트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 변호사[편집자주:에리카 김]가 2007년 대선 이전에 이 대통령과 불륜관계였음을 시사하는 녹음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부동산 구입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불법적인 행위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나꼼수나 주 기자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거부했다.

최근 이 쇼에 게스트로 출연한 바 있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 쇼는 젊은 층의 분노를 배출할 수 있는 불가피한 창구”라고 말했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김상현 교수는 이 팟캐스트의 성공이 보수적이며 이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3대 메이저 신문사 그리고 2개의 공중파방송국의 경영진을 정부에 의해 낙점된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각성의 확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찬양 게시물이나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린 사람들을 고소하는 방식으로 정부에 위협이 되는 비판적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노력이 커질수록, 나꼼수의 인기 역시 따라 올라간다는 것이다.

최근 텔레비전과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모두 정부에 비판적이었다는 점은 그들에게 일자리를 잃은 이유가 정치적 외압 때문이었음을 시사한다.

프리덤하우스가 지난 5월 발표한 연간 국제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은 “자유로움”에서 “부분적으로 자유로움”으로 등급이 강등됐다.

김상현 교수는 “나꼼수는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는 사안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가려운 등을 긁어주고 있는 반면 주류 언론에서는 그런 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창식은 나꼼수를 좋아하는 이유로 물가상승률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등록금이나 구직 어려움 같이 젊은이들이 관심갖는 이슈를 짚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은주(34)씨는 “한국도 미국의 ‘Saturday Night Live show’처럼 정치인, 특히 대통령을 풍자하는 프로그램을 가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3대 메이저 일간지의 하나인 중앙일보 편집주간 김진국은 이 쇼에 대해 “픽션과 논픽션, 논평과 코메디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며 나꼼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명칼럼을 통해 “우리가 시니컬한 패러디와 상층부 사람들에 대한 비웃음을 들으며 웃을 때 정치는 개그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어준은 나꼼수 프로그램에서 언급되는 내용 중 많은 부분이 “의혹 단계”임을 인정했다.

“맞다. 우리는 편파적이다”라고 말하면서 너털웃음을 터뜨린 그는 “하지만 주류미디어들이 스스로 ‘우리는 알리지 않을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 많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들을 퍼뜨리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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