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순사과로는 안돼"
여야는 2일 엿새째 계속되고 있는 정기국회 파행사태를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서도 국회공전 장기화에 따른 비난여론을 의식, 물밑 대화를 통한 국회 정상화 방안을 모색했다.열린우리당은 파행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유감을 표명토록 하는 방안 등 수습책을 한나라당에 제시했으나,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단순사과만으로는 안되며 여권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지난달 31일 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를 만나 여야 협의를 통한 `4대 개혁입법' 심의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종걸(李鍾杰) 원내수석부대표도 1일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 총리의 `유감표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등 여여간 접촉은 이뤄지고 있으나, 극적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한나라당이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여야 모두 국면 전환을 위한 계기와 시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파행사태는 하루 이틀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대선이 끝나는 3일 이후에나 국회 정상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총에서 "한나라당이 절제하는 모습들이 눈에 보여 대단히 다행스럽다"며 "이왕이면 한나라당이 국회로 복귀해 정부의 잘잘못을 따지고 경제의 어려움을 함께 살려나가려는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유감"이라며 한나라당의 국회복귀를 촉구했다.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도 "다행스럽게도 한나라당이 어제는 색깔 이념공세를 자제하는 느낌을 갖게 했다"며 "한나라당이 부질없는 이념논쟁과 구시대적인 색깔론을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와 민생과 개혁의 길에 동참하기를 촉구하며, 우리당은 야당을 존중하고 유연한 자세로 대화 타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우리당은 3일 예정됐던 4대 개혁입법 결의대회를 유보한 데 이어, 여야 협의를 통한 4대 개혁입법 심의, 카드대란 등 이른바 `6대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 수용 시사 등 한나라당을 국회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제안을 검토중이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이 정권을 보면 완전히 갈등유발증후군에 걸린게 아닌가 싶다"며 "비판세력 죽이기, 친노(親盧) 세력 키우기 정략으로 나라를 온통 갈등으로 몰아넣는 노무현(盧武鉉) 정권에 강력히 맞서겠다"고 밝혔다.남경필 수석부대표는 "이 총리가 한나라당과 국민 앞에 진정 사과하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빈다면 대화할 수 있으나, 입장 표명할 수 있다는 애매한 것으로는 만날 필요가 없다"며 "여당이 대화를 하자고 해놓고 어제 야당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종걸 의원이 위원장인 국회운영위의 수도이전 관련 조사소위를 단독으로 강행한 것은 이중플레이"라고 비난했다.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의 강경기조에도 불구,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총리의 유감표명을 수용하고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한나라당내 중도파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생각'은 이날 "단순 사과로는 안된다"며 강경론을 폈으나,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수요모임'은 이날 "국회의 장기 공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