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대세, ‘2030’을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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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대세, ‘2030’을 공략하라
  • 도기천 기자
  • 승인 2012.01.11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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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공연, 음악콘서트…‘진화’하는 정치인 출판기념회

[매일일보 = 도기천 기자]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쇄신’ 돌풍이 일면서 예비후보자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개최하는 출판기념회의 형식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현역 의원들에게는 자신의 지지자를 끌어 모아 세과시를 할 수 있는 기회며, 정치신인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홍보수단이다. 이 때문에 선거철이 될 때마다 출판사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출판기념회 모금액이 정치자금법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금액 한도와 모금 액수에 제약이 없으며, 모금된 돈에 대해 영수증 처리도 필요도 없다. 또 행사 횟수에도 제한이 없다.

출판기념회의 선거법상 해석은 ‘출판사가 저자를 소개하고 책을 판매하는 행사’다. 하지만 정치인에게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아무런 제약 없는 후원금 모금행사로 통한다. 이런 특성상 출판기념회 형식도 ‘소통’이라는 시대 트랜드에 맞게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너도나도 콘서트 정치 ‘이색 출판기념회’ 눈길
정치신인들 ‘이유있는 도발’ 일체의 형식 거부


 

▲ 이색 출판기념회로 ‘소통’에 나선 정치인들. 북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는 가수 출신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소설가 이외수 등을 초빙해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는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 비보이 공연으로 2030주부와 자녀들에게 인기를 끈 정세현 삼일회계법인 경영컨설턴트, 코미디언 이주일 씨의 일대기를 펴낸 이상호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

세종시 이전을 재검토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2009년 12월 지사직을 내려놨던 이완구 전 충남지사(62·한나라당·사진)는 오는 4월 총선에 예비후보로 나서며 이색 출판기념회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지사는 자서전인 ‘약속을 지키는 사람’ 출간에 맞춰 5일 대전, 6일 충남 홍성, 9일 천안에서 잇달아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일체의 이벤트를 배제한 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민심을 청취하는 ‘북 토크’ 형식으로 진행해 출판기념회의 새 장르를 열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특히 시간을 정해놓고 진행하지 않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소를 개방, 지역주민들이 이 시간 중 아무 때나 찾아와 이 전 지사와 환담을 나눴다.

가수 출신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내빈 소개와 축사, 저자 인사말 등 통상적인 식순을 모두 생략하고 ‘그림과 음악이 함께하는 출판기념회’를 모토로 음악콘서트를 열었다.

당내에서 쇄신파로 알려진 정 의원은 ‘쇄신’ 이미지에 걸맞게 시종 활기찬 분위기 속에 음악 공연, 그림 작품 설명 등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종일 진행된 이날 행사는 참석한 연예인만 20여명에 달했다.

지금까지 4집을 낸 ‘중견 가수’이기도 한 정 의원은 4집 수록곡 ‘희망’과 ‘바람되어 다시 오마’를 열창하면서 행사 시작을 알렸으며, 보컬그룹 수와진, 해바라기, 브라보, 코리아나 등과 함께 릴레이 공연을 펼쳤다.

자신의 세 번째 저서 ‘한국의 보수, 비탈에 서다’는 한국 보수세력에 대한 냉철한 성찰을 담으면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공연 주인공은 출마자 자신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네 번째 저서 ‘나는 꿈을 노래한다’를 출간하며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을 빌려 북콘서트 형식으로 출판기념회를 진행했다.

출판기념회는 2030세대와의 토크쇼를 중심으로 평소 자신을 아끼고 응원해 준 주변 분들과의 편안한 만남의 장으로 진행됐다. 특히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꿈’을 주제로 한 곡들을 직접 통기타를 연주하며 불러 화제를 모았다.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최근 출판기념회를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했다.

행사에 소설가 이외수, 연극인 박정자, 사진작가 김중만, 가수 하춘화씨 등을 초청해 동료 의원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정 의원은 10여년간 문화현장을 누빈 기록을 ‘문화, 소통과 공감의 코드’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아예 ‘자서전’이라는 형식을 탈피한 책들도 출간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이상호 전국청년위원장은 지난해 10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코미디 황제 ‘이주일’을 재평가한 책을 발간해 ‘파격적’이라는 호응을 얻었다.

통상 자서전은 자신의 이야기를 수필, 칼럼 형태로 기술하는 형식인데, 이 위원장의 저서 '이주일처럼’은 코미디언 이주일 씨의 일대기를 기술하면서 자신의 소감을 덧붙이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 책은 이주일이 어릴적 문학소년이었다는 것, 우연히 대스타가 됐고 이로인해 ‘이주일’이라는 예명을 얻은 과정, 철저히 기획된 어리숙함 등 이주일에 얽힌 에피소드와 함께 저자인 자신이 이주일에게 느낀 감정을 솔직히 표현했다. 이 위원장은 이주일의 유행어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를 모토로 내걸고 ‘북 콘서트’를 열었다.

젊은 정치 신인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출판기념회도 있었다. 서울 마포을 지역에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세현(37) 삼일회계법인 경영컨설턴트는 30대 후보답게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지인(후배)들의 비보이 공연, 물방울 쇼 등 콘서트 형식으로 꾸며 신선한 반응을 얻었다.

7일 개최된 정 후보의 ‘북 콘서트’는 젊음의 거리인 홍대 앞에 자리잡은 ‘비보이 전용극장’에서 어린이, 가정주부 등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기존 정치인들이 주로 평일 낮시간대에 강당, 회관 등을 빌려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주말인 토요일 낮에 ‘비보이 극장’을 빌려 행사를 진행, ‘파격적’이라는 평을 얻었다.

특히 20~30대 주부들이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최근 정치권이 2040세대의 표심을 얻기 위해 젊은 층 공략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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