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납품업체 수상한 자금흐름 포착
【매일일보】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하이마트 선종구(65) 회장 일가의 국외 재산도피 및 증여세 탈루 의혹을 수사 중에 유진그룹 유경선(57) 회장을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유진그룹의 하이마트 지분 매입 이후에도 2대 주주인 선 회장이 계속 경영에 참여한 배경과 관련해 '뒷거래'가 이뤄진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캐물었다.
당시 유진그룹은 1500억원의 더 높은 인수가를 써낸 G사를 제치고 인수에 성공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달 25일 유 회장의 하이마트 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경영자료 등을 확보, 분석 중이다. 지난 4일과 5일에는 유 회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대검 관계자는 "하이마트의 각자대표인 유 회장에 대해 경영진의 일원으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며 "유진그룹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하이마트와 전자제품 납품업체간 거래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이 오간 흐름을 포착하고 돈의 성격 등을 확인 중이다.
특히 하이마트 내 물품구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등의 임직원 1~2명이 납품업체로부터 '뒷 돈'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선 회장은 유럽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1000억원대의 돈을 빼돌리고, 역외탈세로 마련한 자금 중 일부를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거액의 증여세를 탈루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선 회장이 2005년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에 하이마트 지분 13.97%를 전량 매각하고, AEP가 2007년 이를 유진그룹에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맺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선 회장이 1500억원을 투자한 강원 춘천 인근 B골프장의 회원권을 납품업체에 강매했는지와 아들 현석(36)씨 명의의 200만 달러짜리 미국 베버리힐스 고급 주택 구입자금 출처 및 불법 증여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선 회장과 자녀들을 17, 18일께 소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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