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신성숙 기자]제주도내에서만 유통돼야 하는 먹는 샘물 ‘제주삼다수(이하 삼다수)’를 도외 다른 지방으로 몰래 반출한 도내 유통업체 5곳이 적발됐다.

이들 업체로부터 물량을 받은 21개 소매 판매업체에서도 삼다수를 도외로 반출한 사실이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제주도내 전 삼다수 대리점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

제주지방경찰청은 도내 판매용 삼다수를 허가 없이 반출한 도내 유통·판매업체 26개소의 대표 김모(44)씨 등 28명을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 296조, 제 358조와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 관리 기본 조례 제 7조'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도내 대리점 전체 연루…파장 일파만파
우근민 제주지사 친·인척, 특혜·연루 의혹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총 10개월간 도외로 무단 반출한 삼다수 물량은 3만 5000여톤으로 2ℓ들이로는 1750만병 분량이다.

이는 도내 한달 평균 삼다수 소비량 6500t의 5.3배에 해당하며, 올해초 허가된 연간 도내 삼다수 유통물량 4만2000t의 80%가 넘는 수준이다. 제주도내 대리점 공급가 기준으로 99억원 상당으로 이를 육지로 판매했을 경우 105억원 상당에 달한다.

특히 올해 7월까지 개발공사에서 도내 대리점에 공급한 6만3000톤 가운데 54%인 약 3만4000톤이 불법 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도내대리점이 도내 사업자를 가장한 육지업체와 계약을 통해 삼다수가 쌓여있는 18t 트럭을 배에 실어 직접 도외로 반출시키거나 도내대리점이 인터넷 판매업체 또는 제주도내 유통업체를 통해 도외로 반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필 제주경찰청 수사2계장은 “이들 업체가 도내 판매용 제주삼다수 공급단가가 22∼26%가량 저렴한 점을 이용해 차액을 남기기 위해 도외 반출을 한 것”이라며 "현재 운송비와 기타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육지부 불법반출을 통해 이들 업체들은 약 5억원 상당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수도권 유통업체 대표들인 농심 대리점이 기자회견을 열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제주지역 판매용 삼다수가 도외 지역으로 불법 유통되면서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농심 대리점은 도내 유통 삼다수는 띠가 연두색이지만 도외 유통 삼다수 띠는 파란색이어서 삼다수 불법 유통이 쉽게 판별된다며 사진 등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제주경찰은 수도권 유통업계의 주장이 이어지자 최근 제주지역 삼다수 유통대리점 5곳과 제주도개발공사를 압수수색해 불법반출 여부를 가리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던 것이다.

한편,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는 “일부유통 대리점 관계자들이 우근민 제주지사의 친·인척이며, 삼다수 불법 유통의 배후”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6월 새로 선정된 도내 5개의 대리점 중 3곳은 우 지사와 직ㆍ간접적인 혈연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당시 대리점 선정과정에서 평가를 담당한 7인의 심사위원 중 6명이 우 지사의 측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