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세금일자리에 고용률과 실업률 동반상승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고용률과 실업자 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는 등 취업자수 증가세 속 실업대란 현상이 목격되는 냉온탕 통계가 또다시 나왔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67.2%로 전년동월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이는 6월 기준으로는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30년만에 최고치다. 15~64세 고용률은 지난 5월 역시 전년대비 0.1%p 상승해 통계 작성 후 5월 기준으로 최고치인 67.1%를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취업 관련 지표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실업 관련 지표도 함께 증가하면서 고용시장의 취약성이 확인됐다. 실업자수는 6월 기준으로 1999년 148만명을 기록한 이후 20년만에 최대치인 113만명으로 폭증했고, 실업자 증가폭도 지난 1월 20만4000명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이는 지난 5월 실업자수가 114만명을 돌파해(5월 기준) 지난 2000년 5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를 갱신한 것과 함께 높은 수치다. 15세부터 29세까지 청년층 실업률도 10.4%로 전년대비 1.4%포인트 급등했다.
이처럼 실업자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에 대해 통계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5월에 끝났던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이 올해는 6월까지 연장되면서 응시 인원이 통계상 실업자로 집계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실업률과 함께 고용률이 함께 상승하는 현상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다른 요인으로는 고령층 재정일자리 확충이 꼽힌다. 6월 50대와 60세 이상 취업자수는 정부의 재정일자리사업에 따라 각각 12만7000명, 37만2000명 늘었다. 일할 의사가 있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률 조사에 잡히지 않던 고령층이 재정일자리 사업에 지원하면서 탈락자는 실업률을 올렸고, 합격자는 고용률을 올린 것이다. 이에 더해 경제 중추인 30대, 40대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만2000명과 18만2000명 감소한 점은 여전히 일자리 상황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산업별 취업자 통계를 봐도 어두운 일자리 전망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6월까지 통계 작성 후 최장기간인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금융·보험업은 6월에 전년 동기 대비 5만1000명 감소해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도 7만5000명 줄었다. 고용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지만 고용경기 회복이 체감되지 않은 이유로 풀이된다. 반면 정부의 공공일자리 등 재정투입 사업이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12만5000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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