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27일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에 전격 압수수색에 나서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열리기전에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수사 대상이 직속상관인 법무부 장관 후보자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릴 만큼 정권의 핵심실세라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압수수색 전 법무부에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검찰의 전격적인 행동에 청와대는 물론이고 여권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전날 여야가 합의한 9월 2~3일 청문회 개최를 수용했다. 평소와 달리 오후에 출근한 조 후보자는 “의혹만으로 검찰 개혁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검찰에 유감을 표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산의료원, 사모펀드 사무실, 웅동학원 등 20여 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본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다”고 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전격적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찰청이 (서울중앙지검의) 압수수색 착수 이후 법무부에 보고드린 것으로 안다”고 했다. 검찰은 당초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에 배당된 조 후보자 관련 11건의 고소 고발 사건들을 검찰 내 최정예 부대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로 넘겼다.
검찰이 인사청문회 전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압수수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 25분경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며 “다만 진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법무검찰 개혁의 큰 길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어 “끝까지 청문회 준비를 성실히 하도록 하겠다”며 이날 제기된 사퇴설을 일축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인사청문회 일정과 관련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합의한 ‘9월 2~3일 이틀간 개최’를 수용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법사위 차원의 합의 일정이 청문절차를 마쳐야 하는 법정시한(2일)을 넘겼다며 재협상을 검토했다. 앞서 제안했던 국민청문회는 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의 의견 불일치 등으로 보류하기로 했다. 이에 청와대는 청문회 법을 어긴 부분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진통 끝에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혔지만, 검찰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청문회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