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테크, 2년간 테스트 9월부터 공급 나서, 공급선 다변화 가능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자동차부품 국산화와 공급선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9월부터 변속기 원자재의 공급선 다변화에 나섰다. 그동안 변속기 원자재로 사용되는 고탄소강 냉연특수강 제품은 동국산업에서 주도적으로 공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기아자동차는 독점공급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9월부터 나스테크에서 고탄소강 냉연특수강 제품을 공급받기로 했다.
고탄소강 냉연특수강은 포스코와 현대제철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생산 후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되는 자동차강판의 한 종류다. 주로 변속기와 안전벨트에 사용된다.
나스테크는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로 등록하고, 약 2년간 테스트를 거쳐 올해 9월부터 공급을 개시하게 됐다. 물량은 많지 않지만 강종 개발을 통해 점점 물량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기존 동국산업은 주로 일본이나 독일 등에서 생산되고 있던 고탄소강 냉연특수강 제품을 국산화해 오랜 기간 현대차그룹에 납품을 이어오며 수혜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가 부진해진 것이 변화의 계기로 작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6년 이후 자동차산업 부진을 이유로 자동차강판 가격을 동결해왔다. 그러나 동국산업의 경우 독점 체계를 이용해 물량 조절에 나서는 등 철강업계에서 유일하게 가격인상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부품업계와 협력업체가 자동차 산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동국산업은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을 상회하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상황에서 공급선 다변화라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나스테크를 끌어들였고, 나스테크는 2년간의 강종개발과 테스트를 거쳐 9월부터 본격 공급에 나서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원칙적으로 공급선을 다양화하고 있다. 변속기의 경우에도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구 현대파워택·현대다이모스)에서 납품하고 있지만, 보그워너 등 외국계 부품업체로부터 공급을 받고 있을 정도로 공급선 다변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산업이 자동차 변속기용 강재에 대한 노하우가 많아 쉽사리 물량이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공급선 다변화를 원칙으로 하는 현대·기아차에서 의도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