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알고도 안잡나 못잡나 '봐주기' 의혹 점점 불거져
리드,에스모 등 무자본 M&A 가 지나간 기업은 쑥대밭
편집자주) 라임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펀드 환매 중단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고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소송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입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입니다. 대형금융기관이 동원되며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라임 자산운용 사태의 배경에는 희대의 기업사냥꾼들이 있었습니다. 풍문레이다에서는 기업사냥꾼들의 세계를 밀착 조명해 이같은 금융기관의 모럴헤저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취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지난해 9월 27일, 코스닥 상장기업 에스모와 에스모 머티리얼즈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그 후 4영업일간 하한가는 계속돼 6천원대의 주가가 천원대 주가로 1/6 토막이 났다.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동양네트웍스,블러썸엠앤씨,리드,디에이테크놀로지 등 10개가 넘는 상장사들이 이유를 할 수 없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라임자산운용의 메자닌 투자가 있었고 라임자산운용의 실제 몸통이라 불리우는 이종필 부사장의 뒤에는 기업사냥꾼 이인광(54) 회장이 숨어 있었다. 이회장은 현재 엠엔픽쳐스 대표로 활동중이며 과거 장동건의 매니저로 엔터업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2007년도에는 코스닥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스타엠 플래닝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비의 월드콘서트 투어도 추진했으나 LA 공연 취소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 회장은 이혼의 아픔을 겪고 있었던 여자 탤런트인 이아현씨와 2006년 결혼해 유명세를 알린 바 있으나 2011년 5년만에 파경을 맞았다. 이후 사업실패와 이혼의 아픔까지 더 해져 마약투약 혐의로 징역형도 살았다.
이 회장은 2006년 텐트사업을 영위했던 코스닥 상장기업 구 반포텍과 주식교환을 통해 우회상장을 했고 사명을 스타엠으로 변경했다. 이후 스타엠은 웰메이드 스타엠,이매진 아시아 등 여러차례 사명을 변경한 후 현재도 상장은 유지되고 있으나 횡령,배임에 휩싸여 주식은 거래정지 중에 있다.
이 회장은 당시 코스닥에 첫 발을 내딛으며 장동건 등 회사 소속 연예인들을 동원해 회사의 유상증자 참여를 유도하며 시세조종을 통해 불공정 주식 거래 조사도 받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회장은 무자본 M&A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고 출소 후 라임자산운용을 통해 본격적으로 한계기업을 인수해 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이 회장이 인수한 한계기업들의 공통점은 대규모 유상증자 또는 CB(전환사채)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자금으로 납입하며 회사의 경영권은 이 회장이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즉, 돈은 라임 펀드의 투자자들이 내고 회사의 경영권은 이 회장이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철저히 본인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영 대표이사들을 바지로 앉히며 베일 뒤에 숨어 섭정을 해왔다. 결국 이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의 돈도 아닌 대형 은행에서 판매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자금, 즉 개미투자자들의 돈을 활용해 본인의 제국을 만들어왔다.
지난해 9월에 이같은 대형 금융 게이트 사건이 터지며 관련 기업들은 상장폐지가 되거나 상장실질 적격성 심사를 받으며 개인주주들의 피해가 일파만파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조국 펀드에만 열을 올린채 관련 수사를 방치하고 있었다. 이후 현 정부의 검찰개혁 일환으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라임 수사를 제대로 손도 못된채 해체됐다.
이 회장 주변에서는 이인광 회장이 지금도 서울의 밤거리를 버젓이 배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16일 오후 이 회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서울 강남소재의 모 호텔 커피숍에도 등장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지금도 전혀 체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계와 검찰의 윗선이 이 회장 봐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주가조작 방식을 보면 매우 특이한 점을 살펴 볼 수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강남 고가의 유흥주점(세간에서는 ‘텐프로’라 칭함)을 여러차례 바꿔가며 하루에도 몇 번씩 술집에서 여성접대부를 곁에 둔채 주가조작회의를 했다고 주변인들은 진술했다.
이같은 이유는 일부러 여성접대부들이 주식을 사게 하기 위한 ‘약팔기’ 총알받이 전략이었다. 그렇게 강남일대에서 퍼져나간 주식으로 이회장 관련 주식들은 강남을 시작으로 일파만파 고급호재로 둔갑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후 라임사태가 불거지자 관련기업들의 주가는 줄하한가를 맞으며 폭삭 주저 앉게 됐다.
대다수 피해자들은 술집 여성접대부들과 그들의 친구,가족,지인들이었다고 유흥주점 관계자는 전했다. 이로 인해 모 술집의 마담 2명이 생활고와 주변 빚에 못이겨 자살했다는 소문도 들리나 아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한계기업들 및 상장기업들은 현재 20개 이상이다. 이들 기업의 시총을 모두 합쳐서 같은 기간 손실액을 따져보면 2조4000억원 이상이 최근 증발했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투자 받은 기업들의 상처도 오래가고 있다. 대부분 주가는 라임의 반대매매로 곤두박질했고, 상장실질 적격성 심사를 받거나 이미 상장폐지된 리드 같은 기업도 있다. 기업이 상장폐지가 되지 않고 살아 주식거래가 되고 있다 하더라도 주가는 이미 1/10 토막 이상이 난 동양네트웍스 같은 기업도 존재한다.
에스모의 한 피해자는 “하루 빨리 이들 기업사냥꾼에 대한 동선을 확보한 뒤 신병 보호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은닉한 자산부터 압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라임자산운용의 이종필 부사장은 해외로 밀항했다는 설도 공공연히 나돈다. 이인광 회장 역시 언제, 어떻게 밀항을 할 지도 모른다”며 검찰의 무관심한 수사에 대한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