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20의 흥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S20 인기가 지난해 출시했던 갤럭시노트1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0를 찾는 고객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갤럭시노트10에 비하면 확실히 떨어졌다”며 “코로나 사태로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갤럭시S20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를 열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이다. 이름부터 전작인 갤럭시S10의 뒤를 잇은 갤럭시S11이 아닌 갤럭시S20으로 출시했다. 갤럭시S20은 삼성전자가 과거 치중했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기능보다는 하드웨어 성능으로 승부수를 던진 첫 제품이기도 하다. 갤럭시S20의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0울트라의 카메라는 100배줌, 1억800만 화소 등의 성능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렇게 초고스펙을 자랑해 ‘괴물폰’으로 불린 갤럭시S20 시리즈도 코로나 쇼크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갤럭시S20 사전예약 기간을 당초보다 엿새 늘린 다음달 3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때문에 사전판매량이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통3사와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위해 갤럭시S20 사전예약 기간을 일주일로 정하는 내용의 ‘신사협정’을 맺은 바 있다. 삼성전자가 본인들이 맺은 ‘신사협정’을 스스로 깨자 이통3사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확산돼 소비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갤럭시팬 파티를 비롯한 여러 오프라인 행사 취소 등 현장 마케팅이 무산된 것이 주효하다고 본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7.3p 하락해 96.9이다. 삼성전자가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했지만 오프라인 마케팅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갤럭시S20울트라 물량 부족이 발생하자 코로나 사태와의 연관성이 거론된다. 최근 국내 유일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공장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이 중국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 지연이 일어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갤럭시S20울트라 물량 부족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가 손님들에게 갤럭시S20울트라보다는 갤럭시S20과 갤럭시S20플러스를 권유하도록 일선 판매점에게 요청했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에서 갤럭시S20울트라보다 갤럭시S20, 갤럭시S20플러스 판매 요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20울트라 공급 부족이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갤럭시S20울트라의 인기가 많아 사전예약 판매가 통신사 할당 물량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0이나 갤럭시S20플러스로 개통하라고 본사차원에서 유통점에 공지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