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또 다시 대폭락…뉴욕 증시 개장 30분 만에 ‘서킷브레이커’
뉴욕·국내 증시, ‘금리인하’ 효과 미미…유동성 아닌 수요위축이 불황 핵심 원인
전경련, 탄력근무제 단위기간 연장·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 등 정부에 요청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산업계에 기준금리 인하보다 더욱 적극적인 정부 차원의 긴급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증시 상황을 보면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단순히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조치로는 해결되기 쉽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최근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럽·미국으로 확산되자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증시는 16일(현지 시각) 대폭락을 기록했다. 미국 뉴욕은 3대 증시(다우존스, 나스닥, S&P500)가 모두 개장과 동시에 대폭락했고, 30분 만에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난 9일 ‘블랙먼데이’ 사태에 이어 12일, 16일 등 연속적으로 폭락장이 나타나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5일 예정에 없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을 거쳐 기준금리를 무려 1%p나 내렸고,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도 재개하기로 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5%p 인하해 연 0.75%로 사상 첫 0%대 금리 정책을 펼치기로 했지만 17일 개장 시황을 보면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가폭락, 코로나19에 따른 1차 중국 수요 격감 이후 유럽발 수요 감소 예측 등 실물경제 불황에 금융경제 불황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비대면 형국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악조건이 바뀔 리도 만무하다. 특히 수출의존형 경제 구조상 내수 중심 국가보다 글로벌 악재에 취약하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재계 및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5일 특별연장근로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등 주 52시간 근로 예외를 확대하고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단위기간을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 또 민간부문 투자심리를 살리기 위해 투자 유인효과가 큰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한시적 제외, 사업용 항공기 지방세 면제 등도 거론된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지난 12일 추가경정예산(추경) 확대와 금융지원의 현장 실효성 제고, 기준 금리 인하 등을 담은 코로나19 극복방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전문가들도 최근 증시 급락장이 유동성 부족으로 생긴 문제가 아니어서 금리인하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불황의 핵심이 국내외적인 수요 격감에서 기인한 만큼 내수 경기 부양·기업 투자 확대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직접적인 정부 조치가 실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