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시 세워지는 벽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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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다시 세워지는 벽의 의미
  • 김길수 기자
  • 승인 2020.03.18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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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동부보훈지청 보훈과장 김경희
경기동부보훈지청 보훈과장 김경희
[매일일보] 수년전에 사무실간의 벽이 사라지고 앞을 가로막고 있던 민원창구의 투명벽도 사라졌다. 열린 공간에서 거리감없이 민원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열린 마음으로 업무를 처리해드리겠다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요즘 허물어졌던 벽이 다시 세워지고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대형 구내식당에는 1인용 벽이 생기고, 관공서 민원처리 창구에는 투명한 아크릴 벽이 세워지고 있다. 처음엔 세워지고 있는 벽을 보면서 조금 답답하고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는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일정한 거리 유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또 어떤 상황이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을 위협할지 모르니 우리의 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부분은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벽은 “차단”이라는 의미로 먼저 다가오지만 요즘 세워지고 있는 벽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보호”이다. 마주보며 얘기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해를 끼치는 일 없이 서로를 걱정하고 보호해주는 소중한 가로막이인 셈이다.
혹시 벽이 차단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 마음을 열어주셨으면 한다. 투명한 벽으로 당신의 마음을 가리려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원하시는 바에 대한 말씀이 설령 벽에 부딪혀 평소보다 약간 작게 들릴 수는 있으나, 오히려 우리는 그것을 놓칠세라 더 세심히 귀 기울여 듣고자  한다. 익숙하지 않아 조금은 불편하시더라도 그 벽이 결코 당신의 뜻을 차단하겠다는 가로막이가 아니라, 당신의 건강을 소중히 지켜드리겠다는 우리들의 마음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직 가라앉지 않은 이 시점에서, 보훈공무원으로서 벽은 이제 “차단”이 아니라 “보호”의 상징임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그 벽을 방패삼아 당신의 소리를 차단하지 않을 것이며, 마음의 벽을 쌓는 일도 또한 없을 것이라 약속한다.   경기동부보훈지청 보훈과장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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