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지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한국을 넘어 전세계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생산, 투자, 소비가 모두 위축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려지는 중이다.
대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위기에 대비한 현금 확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위기 속 기회가 온다’는 말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위기에 대비해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비용을 줄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동시에 틈새를 공략해 미래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한 원로 교수와의 통화에서 전해들은 이야기는 작지 않은 울림을 남겼다. 위기 속에서도 무조건 비용 축소에 열중할게 아니라 기회를 공략한 투자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전동환 강원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은 어쩔 수 없는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인데, 이때 능력 있는 인재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이전보다 영입이 수월하게 이뤄지는 것이 한 예”라고 강조했다.
위기를 기회로 재기에 성공한 사례는 수없이 존재한다. 일례로 세계 최대 호텔 기업을 건설한 콘래드 힐튼은 미국 대공황 시기에 저렴한 매물로 나온 호텔들을 사들여 호텔업계 황제가 됐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작은 호텔을 운영하던 힐튼은 1930년대 미국에 경제공황이 강타하면서 사람들은 여행과 출장을 자제했고, 호텔업계 80%가 무너진 상황에 주목했던 것이다.
대신 내부적으로 호텔 로비내 쇼핑시설과 객실 에어콘 배치, 카지노 설치 등 당시로썬 파격적 도전으로 집객을 이뤄며 도산위기를 막아낸다. 훗날 여행 및 출장 인구가 늘면서 호텔업은 살아났고, 힐튼은 전세계 6000여개 숙박업체를 거느리는 왕국을 건설하게 된다.
경제 위기에 정부가 경기 부흥을 일으키기 위해 규제를 대거 풀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주목할 점으로 보인다. 그간 우리 정부는 ‘대기업=惡(악)’이란 프레임으로 수많은 규제 빗장을 걸어왔다. 스티븐 잡스 같은 혁신 인물이 한국에선 탄생할 수 없단 말이 나온 것도 과도한 규제가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에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세계 경제흐름마저 막는 현상황에선 규제 완화가 외부불경제 효과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코로나19로 경영어려움이 크지만, 위기에서도 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기에 틈새를 찾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말들은 교과서적 이야기이다. 기업경영이 책상에 앉아 고민하고 생각한대로 움직여진다면 유치원생도 기업대표가 됐을 터. 그러나 위기 때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교과서적 명언’이라도 되새겼으면 한다.
전세계속 재앙으로 여겨지며 투자가 위축되는 현재를 오히려 대응기회로 삼아 각사별 미래에 나설 틈새를 찾고 찾아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위기 속 새로운 기회는 반드시 존재한다. 기회를 잘 포착한 한국의 기업들을 성공사례로 담을 머지않은 미래의 어느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