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농성장 기습철거…규탄 기자회견도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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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농성장 기습철거…규탄 기자회견도 봉쇄
  • 이선율 기자
  • 승인 2013.04.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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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 “화재 후 재설치 천막 계고장 대상 여부 공방 불구 기습철거”
▲ 서울 중구청이 4일 새벽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농성 중이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천막을 기습 철거한 가운데 대한문 앞에 농성장에서 나온 집기류 등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이 4일 새벽 강제 철거됐다. 이날 10시 강제철거를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가지려던 예수살기 총무 최헌국 목사와 유득규 재능교육노조 집행위원장 등 시민단체 관련자 37명도 ‘화단조성’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무차별 연행됐다.서울 중구청은 4일 오전 5시50분경 대한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농성 중이던 천막을 10여분 만에 철거했다.
중구청은 이날 직원 약 50명을 동원해 기습철거에 나서 분향소와 집기류를 가져갔다. 당시 농성장에는 관계자 3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 중구청이 4일 새벽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농성 중이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천막을 기습 철거한 가운데 범대위 관계자들이 철거에 저항하며 구조물로 올라가고 있다. <연합뉴스>
철거 현장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여경 30명을 포함한 경력 280여명이 배치됐다. 중구청은 철거 이후 재설치를 막고자 천막이 있던 자리에 대형 화분을 설치하는 등 화단을 조성했다.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스타케미칼 조합원이 화단을 훼손하다 공용물 훼손 혐의로 체포돼 남대문경찰서로 연행됐으며, 농성장 관계자 2명이 약 3m 높이의 철제 구조물에 올라가 항의하기도 했으나 오전 7시쯤 이 구조물도 철거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수차례 자진 철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강제 철거할 수 밖에 없었다”며 “충돌이 우려돼 새벽에 철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구청은 지난달 8일 직원 150명 가량을 동원해 철거에 나섰다가 민주노총 노조원과 국회의원, 시민단체 회원 등 100여명이 모여 저지하자 돌아갔고 26일에도 철거를 하려다 충돌을 우려해 유보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도 도로교통법 위반 등 사유로 행정대집행을 통보했다가 추위 때문에 유보했던 중구청은 지난달 화재로 덕수궁 돌담의 서까래가 그을리는 등 문화재 훼손 우려까지 제기되자 “철거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화재 이후 재설치된 천막이 강제철거 계고장 대상인지에 대한 법적 공방이 있었는데 기습철거를 당했다”며 “이런 법적 부분을 포함해 천막 재설치 등 모든 방안을 놓고 내부 논의를 거쳐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4월 쌍용차 해고노동자 사망자 분향소로 시작한 농성장은 11월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용산참사 진상 규명, 핵발전 폐기 촉구 등 다양한 주제의 연대투쟁이 벌어지는 천막 3개 규모의 ‘농성촌’으로 변했으나 지난달 화재로 천막 2동이 불에 타면서 1동만 남았다.

▲ 서울 중구청이 4일 새벽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농성 중이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천막을 기습 철거한 가운데 한 범대위 관계자가 철거에 저항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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