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서아프리카 해역에서 불법어업 및 공문서 위조 혐의를 받아 온 동원산업이 라이베리아 정부에 벌금 200만 달러(미화, 한화 약 22억원)를 부과 받고 이를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원양어선들의 불법 어업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해온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오는 5월 10일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외교통일위, 환경노동위 의원들과 ‘원양어업 정책 개혁방안에 대한 국제 워크샵’을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28일 그린피스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정부는 지난 24일 동원이 소유·관리하는 어선 프르미에(Premier)호와 솔레반(Solevant)호의 불법행위에 대해 각각 100만 달러씩을 부과해 벌금을 납입 받았다고 밝혔다.
두 어선은 2011-12년에 걸쳐 라이베리아 EEZ(배타적 경제 수역)에서 무허가 조업, 어획량 비보고, 어업허가증 위조로 라이베리아 수산법을 위반하여 이같은 처분을 받았다.
한정희 그린피스 해양캠페이너는 “이번 건은 전형적인 IUU(불법·비보고·비규제) 사례”라며, “외국 정부가 한국 원양어선의 불법행위에 대해 벌금까지 부과한 본 사안에 대해 국내법에 의거 한국 정부도 공명정대하게 처벌해 불법어업 척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희 캠페이너는 “한국 원양어선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이번 프르미에호 사건은 중요한 선례가 되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한국의 원양산업 정책은 산업 진흥에만 치중했을 뿐 감시와 규제를 위한 실효성 있는 장치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외사계는 내사에 착수한 상태이지만, 현재 원양산업발전법에 의하면 불법어업에 부과할 수 있는 최고 과태료는 500만원으로 미국의 과태료 최고액 약 1억1500만원의 약 4%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린피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양수산부가 생태계적 접근과 지속가능한 어업에 기반하여 원양산업발전법을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해양수산부, 외교부, 환경부는 부처간 협의 체제를 긴밀히 구축하여 국제사회의 불법어업 퇴치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아프리카의 여러 연안국들은 올해 초 프르미에호의 불법어업 사실이 알려진 후부터 해당 어선의 어업허가증 발급을 거부하거나 자국 항만의 이용을 금지시켰다. 최근 모리셔스 정부도 그린피스의 강력한 요구로 프르미에호의 어획물 하역을 금지한 바 있다.
그린피스는 지난 3월부터 해당 선박을 당장 한국으로 귀환시켜 혐의 여부를 조사하고 범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중히 처벌할 것을 한국 정부에 촉구해 왔다.
그러나 동원은 언론을 통해 자신들이 오히려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인도양에서 버젓이 조업했고, 해양수산부는 이에 수수방관 해왔다. 해당 어선들은 연안국들이 어업허가증 발급시 참고자료로 사용하는 ‘그린피스 불법어업(IUU) 블랙리스트’에 등재 될 예정이다.
한편 그린피스는 지난 21일 서아프리카 해역 불법어업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동원산업 ‘프르미에’호가 인근 모리셔스 해역에서 버젓이 조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선박 선체 옆면에 ‘불법(ILLEGAL)’이라는 한글 및 영어 글씨를 쓰는 해상액션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