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롯데마트가 식품업계의 대표상품을 겨냥한 PB(Private Brand·자사상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해 눈총을 받고 있다.
불황 속 PB상품이 급성장하면서 롯데마트는 지난 1일부터 자사상표를 부착한 `통큰 초코파이'를 판매하고 있다.
통큰 초코파이는 1974년 출시 이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은 오리온 초코파이와 매우 유사한 붉은색 바탕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오리온 초코파이 27개들이 제품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량을 6개 늘리되 가격을 72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했다.
또한 롯데마트는 PB 제과류인 `통큰 에너지바'도 기능성 바 시장 1위상품인 오리온 닥터유 에너지바와 제품이름·디자인·제품 특징까지 유사하게 했다.
롯데라면과 초이스엘 브라우니믹스도 1위상품인 농심 신라면과 삼양사 큐원 브라우니믹스를 본떠 만들었다.
롯데마트는 이번 출시가 “유명 브랜드 상품에 맞서는 정면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저렴한 가격의 품질도 괜찮은 상품의 등장이 소비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일각에선 노골적인 베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롯데제과가 생산을 맡아 계열사 간 내부거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유통·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려는 PB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는 점이다.
연이은 PB상품의 확산에 중소 제조업체까지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PB용 자체 상품 생산이 과열 양상을 띄게 된다면 제조업체들의 협상력은 낮아져 그 피해가 고스란히 납품을 맡은 중소 제조업체들에게 간다는 점이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앞으로도 제조사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동반성장 PB상품을 늘려 매출 규모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동반 성장을 외치는 대기업이 정작 자기 배만 불리려는 내부거래가 늘어난다면 중소 제조업체들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며, 대기업의 이기적인 처사에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를 통해 PB상품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자기들끼리 다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제조업체 간 정당한 경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그러나 재벌 계열사이자 식품업계의 갑(甲)인 유통업체가 유사식품을 잇따라 내놓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같은 경우 PB상품이 지속적으로 나오겠지만 그 방식의 진화가 점차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따른 중소제조업체들의 문제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