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대통령은‘일단유보’ - 10월 구원투수(DY) vs 연초 개각(GT)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복지부 장관이 ‘여의도’를 떠나 국가운영의 실질적인 행정 담당역할을 담당한지 1년이 지나고 있다. 두 장관의 입각이 열린우리당 유력 대권주자들의 ‘대선수업’ 노무현 대통령의 ‘차기 주자에 대한 분할통캄 전략으로 사고됐던 것이어서 하반기 정국의 한 축은 이들 여권 대선주자들의 당 복귀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인가의 문제가 되고 있다.장관수업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났으나 정동영 장관과 김근태 장관의 성적표, 혹은 손익계산서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물론 지난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남북 장관급 회담으로 정동영 장관의 위상이 높아지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정동영 장관과 김근태 장관의 정부 내 역할이 ‘경쟁적 구도’가 아니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정치권 주변에서 이들에 대한 ‘당 복귀론’이 한 때 거론됐으나 이를 조기에 수습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조기 입각 주장에 반대함을 분명히 했다. 이후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정동영-김근태 장관에 대한 복귀 논의는 급속도로 사라지는 모습이다.그러나 참여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넘어서고 있으며, 10월 재보선, 2006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대선주자 그룹별 전략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두 장관의 당 복귀에 대한 검토는 수면 밑에서 계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성과에 상승기류 ‘내친김에 구원투수 까지…’
10월 재보선 복귀 통한 ‘당 구하기’ 검토, 대통령 허락할까?
정동영 장관의 입장에서는 최근의 상승무드를 이용해 조기 당 복귀가 논의 되더라도 손해 볼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무엇보다 통일부 장관으로 최대 성과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장관급회담에서의 성과가 통일-외교-안보라는 대통령의 주요 국정능력의 검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 장관의 단기적 목표는 잇따른 방미 일정 등을 통해 미국 정부에서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과 함께 7월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에 있다.이로 인해 정동영 장관과 정 장관 측근들 사이에서도 당 복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 장관과 NSC 상임위원장으로 한반도 핵 문제의 기로에 있는 만큼 차기 주자만을 위한 개인적 성과를 위해 쉽게 움직일 수 없다”는 논리이다.사실 정동영 장관의 당 복귀를 차단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위기극복을 위해 당원들에게 편지를 썼지만 이 중 대선주자들의 조기 복귀론을 거론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것이 당과 청와대의 초기 반응이었다.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당정분리에 대한 입장을 장문의 ‘별지’를 통해 언급하며 대선주자의 당 복귀 주장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김근태, 정도영 장관 같은 분들을 당에 복귀시키라는 주장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당 문화에서라면 그 분들의 지도력이 당을 살리기 보다는 몇 달 못가서 상처만 입히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분들이 그 동안 당에 있었더라면 당 운영과 이번 보궐선거 과정에서 엄청난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일부에서는 이러한 노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 장관이 당의 중심으로 설 경우 정 장관 중심의 당 체제가 고착화 될 수도 있는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는 반응을 조심스럽게 내 놓고 있다.한편, 정동영 장관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조기복귀에 대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당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이에 대해 ‘10월 재보선 복귀’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그가 내세우는 핵심은 정동영 장관이 10월 재보선에 출마해 의원직을 회복하고 실질적인 열린우리당의 ‘구원투수’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핵심은 열린우리당이 10월 선거에서 지난 4.30 재보선에서와 같은 참패가 있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이와 함께 ‘차기 주자로의 조기 당 장악’이라는 선점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주자들의 조기 당 복귀를 1차적으로 차단하기는 했으나 하반기 국회일정과 개각요소가 있을 때 마다 정 장관의 당 복귀 시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근태, 복지부 ‘손해 아니다’ 2006년 1-2월 복귀 검토
내실 쌓기와 정치력 확보 동시진행, DJ 만남 등 독자움직임은 계속
정동영 장관과 달리 김근태 장관의 경우 ‘조기 당 복귀보다는 내실 쌓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이러한 태도의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정동영 장관이 북핵 해결의 선두에 있다는 점이나 내부적으로는 복지부 장관으로의 업적을 소홀히 할 필요는 없다는 현실론에 기반하고 있다. 김 장관측은 복지부 장관을 수행하면서 ‘친근한 김근태’ 만들기를 최대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당내 김근태 사단으로 불리고 있는 개혁파 역시 김 장관의 전면부상 시기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개혁파의 선두주자인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염동연 의원의 상임중앙위원 사퇴 이후 당내 서열 2위에 올랐으며 문희상 의장과의 거리 좁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문 의장이 통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개혁 vs 통합’의 전면전 보다는 당 지도부로의 역할에 충실하며 내실을 다지자는 쪽으로 선회했다.김 장관이 행정부에서 대 국민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사이에 당 내 GT 사단은 범 개혁연대를 강화하는 조직력 확대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당내 초재선 GT 사단은 386 의원들과의 연대강화를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이로 인해 김근태 장관은 당 복귀에 조급함을 두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김 장관측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2006년 1-2월 복귀’ 설이 유력하다. 연초 개각 시기가 사실상 당 복귀의 마지막 시점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장관직을 수행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김근태 장관의 장기전 대비는 10월 재보선 역시 열린우리당으로 승산이 없을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에 기인하고 있다. 또한 10월 재보선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가 1-2곳에 불과해 정치적 영향도 지난 재보선에 못 미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그러나 김 장관은 지난 1년동안 해 왔던 것과 같이 정치적 사안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근태 장관이 복지부로 갈 당시 당의 핵심 요직 중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일부 복지부로 함께 차출한 것 역시 정치적 판단을 중요시 하고 있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김 장관은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통일전략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했다. 복지부 장관으로서가 아니라 차기 대통령 후보자로의 영향력 유지를 계속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수남 기자<폴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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