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영업직원의 폭언이 담긴 음성 파일이 공개되면서 ‘갑(甲)의 횡포’ 논란에 휩싸인 남양유업이 9일 대국민사과를 했다. 이와 함께 대리점 지원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고위 임원진들과 함께 이날 서울 중구 브라운스톤 LW컨벤션에서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사과와 함께 상생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김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일련의 사태에 대해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국민 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영업현장에서의 밀어내기 등 잘못된 관행을 인정한다. 이번 사태의 주된 원인은 밀어내기”라며 “이번 사건의 피해를 입은 대리점주에게 백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대리점피해자협의회’에 대한 경찰 고소를 취하하고 화해 노력을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어 직원들이 대리점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진상조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 조치하겠다”고 말했다.또한 김 대표는 대리점 지원을 2배로 늘려 연간 5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리점주 자녀에 대한 장학금 지원제도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참석하지 않은 홍원식 회장의 사태 발생 직전에 이뤄진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은행 채무를 갚기 위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남양유업 자체 사내 풍조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인성교육이 이전에도 내부적으로 이뤄졌지만 개별적으로 심층적이지 못했다”며 “환골탈태의 자세로 인성교육 시스템과 영업환경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겠다”고 다짐했다.인터넷 사과문 게재 이후 기자회견이 뒤늦게 이뤄지게 된 배경에는 “사태를 내부적으로 면밀히 파악하고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김 대표는 이와 함께 △대리점의 영업현장 지원 확대 △대리점 자녀 장학금지원 제도 도입 △대리점 고충 처리 기구 도입 △반송 시스템 등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대리점 인센티브 및 거래처 영업활동 지원에 사용되는 대리점 상생기금 규모를 2배 늘린 500억원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과도한 밀어내기 영업 방식 개선을 위해 ‘공동목표 수립 시스템’을 도입하고 과도한 물량이 대리점에 배달될 때는 반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이번 사태를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 대리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반성하는 자세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남양유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