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기술의 진보가 날이 갈수록 빨라지면서 영화 속 우리의 상상이 현실로 바뀌는 세상도 한층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때로는 기술 진보에 따른 영화 속 현실뿐만 아니라 우리가 우려했던 부분들마저 현실이 되는 일도 있다. 이러한 세상에서 지속적인 변화 추구야말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올해 초 창궐했을 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대표적 영화로 2011년 개봉한 컨테이젼과 2013년 개봉한 감기 등을 꼽을 수 있다. 바이러스가 일상에 주는 공포를 그린 영화들로, 최악의 바이러스 사태를 그렸다. 올해 창궐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보면 영화 속 모습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영화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을 구성해 놓은 작품이다. 이러한 상상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실 세계에서 구현되는 일도 나타난다. 과거 2002년 개봉한 마이너리티리포트란 영화에서는 화상 통화 장면이 나온다. 서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또 무려 30년 전에 나온 토탈리콜이라는 영화에서는 자율주행 택시가 나온다. 1997년 개봉작 제5원소에서는 주인공이 하늘을 나는 택시 운전사로 나온다. 모두 상상에 불과했지만, 자율주행과 하늘을 나는 승용차는 머지않아 일상에 접목될 수 있는 현실이 됐다.
이렇듯 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되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론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생긴다. 1998년 개봉한 아마겟돈 같은 영화도 희박한 확률이지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지구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을 보면서 좀비마저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미국의 진화생물학자였던 밴 베일런(Leigh Van Valen)이 지난 1973년 ‘새로운 진화 법칙(A New Evolutionary Law)’이라는 논문에서 ‘지속소멸의 법칙(Law of Constant Extinction)’을 설명하고자 제시한 붉은 여왕 가설에 따르면, 어떤 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 상대의 진화에 발맞춰 함께 진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생명체 가운데 적게는 90%, 많게는 99%가 소멸했다고 한다. 적자생존의 자연환경하에서 다른 생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화가 더딘 생명체가 결국 멸종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바이러스도 생존을 위해 진화를 선택한 것이다. 만약 코로나바이러스의 진화 속도가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속도보다 빠르다면, 언젠가 진정 좀비가 나타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변해야 살 수 있다. 영원한 1등 기업은 없다. 한때 세계 필름 사진 시장을 주도했던 미국 코닥은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변화를 두려워해 도태된 대표적 사례이다.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개발했으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한 나머지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에 파산하고 말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자영업자들은 생존을 위한 사투를 치열하게 이어가고 있다. 일상이 바뀌면서 삶의 패턴도 변하고 있다. 이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들은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투자는 항상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일상의 변화가 생존을 위한 긍정적 변화의 시작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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