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마켓 갑질] 에픽게임즈 vs 애플 소송전,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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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마켓 갑질] 에픽게임즈 vs 애플 소송전,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9.24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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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애플 상대로 법원에 소송 제기
국내 앱 개발사, 애플과 구글 상대로 소송 움직임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이벤트 화면 모습. 사진=에픽게임즈 제공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이벤트 화면 모습. 사진=에픽게임즈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30% 수수료 과도하다.”(에픽게임즈) “우리 플랫폼에서도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대가를 전혀 지불하지 않으려는 수 십억원대 기업일 뿐.”(애플)
앱 마켓 시장을 장악한 구글과 애플에 대한 불만이 국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에픽게임즈(에픽)는 최근 자체 개발·서비스 중인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내 직접 결제를 시도했다. 애플은 이에 해당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제거해버렸다. 애플 약관에 따르면 앱 개발사는 앱 내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30%를 앱 마켓에 지불해야 하지만, 이를 우회했다는 이유다. 에픽은 애플의 행위가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 행위’라고 지적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도 이달 초 에픽을 상대로 ‘계약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에픽 소송에 결과가 국내 앱 개발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과 애플이 장악한 국내 앱 마켓에 들어와 있는 개발사들도 에픽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글이 최근 게임 앱에만 적용했던 ‘인 앱 결제’ 사용을 콘텐츠 앱 등에 확대할 방침을 발표하자 이번 소송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애플과 구글의 국내 앱 마켓 운영 정책이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픽의 포트나이트의 경우 아이템 판매를 통한 월 매출만 3400만달러(3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7월 한달간 포트나이트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거둔 매출이 약 5250만달러(615억원)로 추산했다. 애플은 소송을 제기하며 “에픽이 자신들을 (강자에 맞선) 현대판 로빈후드로 묘사했다”며 “하지만 사실은 앱스토어에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대가를 전혀 지불하지 않으려는 수 십억원대 기업일 뿐이다”로 지적했다. 에픽은 이에 맞서 “애플이 시장을 통제하고, 경쟁을 차단하며, 혁신을 억압하는 괴물이 됐다”며 “애플은 지난날의 독점 기업들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강력하며, 사악하다. 애플은 역사상 다른 어떤 기술 독점 기업보다 큰 규모와 도달 범위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이크로스프트(MS), 페이스북,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스포티파이' 등이 에픽게임즈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지 법원은 일단 가처분 성격의 임시제한명령(TRO)에서 애플이 규정 위반을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 앱을 계속 배제할 수 있다고 결정하는 동시에 에픽의 개발자 계정은 삭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방으로 한쪽의 의견을 들어준 것이 아닌 양쪽의 의견을 모두 수렴한 셈이다.

정종채 법무법인에스엔 변호사는 전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간담회에 참석해 이 사안에 대해 “법원이 애플이 인앱결제를 통해 30% 수수료를 받는 사실과 법률에 대한 중복된 질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른 요소를 판단했다”며 “미국 법원이 에픽 게임즈의 주장을 완전히 받아들인 것도 아니지만 애플 수수료 정책이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앱 개발자들과 애플 및 구글이 맺은 약관도 약관규제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앱 개발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공동소송플랫폼을 통해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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