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에 자제 당부...제2의 '엔화대출 대란' 경계
[매일일보]엔화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금융당국이 제2의 ‘엔화대출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은행에 엔화대출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2일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 외환거래 규모가 큰 5개 은행의 자금부서장 회의를 열어 엔화대출에 대한 관리를 주문했다.2007년 원·엔 환율이 100엔당 750원 안팎이던 때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이후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오르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이에 금감원은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엔화대출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실제 올해 1월1일 100엔당 1236원 안팎이었던 원·엔 환율은 22일 1080원선까지 떨어졌다. 다섯 달 남짓한 기간에 13%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금감원 관계자는 “며칠 사이 원·엔 환율이 잠시 정체돼 있지만 이미 100엔당 1100원 선이 깨졌고 엔·달러 환율도 계속 오르고 있다"며 "과거에 엔화대출로 크게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으니 무분별하게 늘리지 않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금감원은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관리에도 힘을 쏟아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초 개성공단 철수를 비롯해 북한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드러났듯이 여러가지 악재로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이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원회와의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도 외화 자금 현황을 보고하고 앞으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며 “최근 환율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이나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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