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창단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가을야구 수원 활력 불어넣어
[매일일보 강세근 기자] 수원시에는 감염병의 확산으로 통째로 도둑맞은 것 같은 한 해였지만 시민들이 잠시나마 즐길 수 있는 소식들이 간간이 들려왔다. 수원을 연고로 활동 중인 프로구단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8일 밝혔다.
또 많은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간간이 진행된 전국단위 대회에서는 수원시에 소속된 아마추어 선수들이 값진 성과를 올렸다. 2020년의 ‘단비’ 같았던 수원시 체육인들의 저력을 되짚어본다.
◇수원FC, 두 번째 1부리그 승격의 결실을 맺다- 2021년 K리그1에서는 수원삼성과 수원FC의 불꽃 튀는 명승부가 재현될 전망이다. 시민구단인 수원FC가 1부로 승격돼 2016년에 이어 두 클럽의 대결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FC는 올해 수원시민들에게 꾸준히 즐거움을 줬다.
지난해 11월 첫 프로 감독으로 데뷔한 김도균 감독의 지도하에 똘똘 뭉친 선수들은 리그 초반부터 착실히 승점을 땄다. 결국 올해 K리그2 28경기 중 17승을 기록하며 우수한 경기력으로 리그 2위에 올라선 수원FC는 지난 11월 29일 플레이오프 종료 직전 막판 페널티킥 동점 골을 터트리며 극적으로 승격을 결정지었다.
특히 막중한 부담감을 극복하고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안병준 선수는 MVP까지 거머쥐며 기쁨을 더했다. K리그 38년 역사상 북한 국적의 선수가 MVP가 된 것은 최초였다. 2003년 3월 15일 수원시청축구단으로 창단한 수원FC는 수원시와 수원시민의 지원으로 2012년 12월 프로축구 2부리그 참가를 확정, 3년 차인 2015년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2016년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으로 승격됐다.
당시 연고지가 같은 수원삼성과 수원FC가 격돌하는 국내 최초의 ‘수원더비’는 높은 관심을 받으며 총 4경기 모두 1점 차 승부를 펼쳐 축구 팬들에게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했다. 이에 따라 수원FC의 승격으로 내년 역시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수원시민은 물론 전국의 축구 팬의 시선이 수원시로 쏠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kt wiz, 짜릿한 가을야구를 경험하다- 프로야구의 재미도 쏠쏠했다. 2013년 치열한 제10 구단 유치전에서 수원시민의 높은 열망으로 수원시를 연고지로 결정했던 kt wiz가 2020년 시즌에 비상하며 프로야구 1군 리그 데뷔 6년 만에 수원시민들에게 포스트시즌의 짜릿함을 선물했다.
2020년 정규 시즌에서 9월부터 승률을 차곡차곡 쌓은 kt는 치열한 2위 싸움에서 승리, 준결승 격인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받았다. 정규시즌 개막이 연기되면서 11월로 미뤄진 가을야구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플레이오프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승 3패로 탈락해 아쉽게도 kt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좌절됐지만, 시즌이 모두 종료된 후에도 kt에는 기쁜 소식이 잇따랐다.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116득점, 장타율 0.680 등을 기록한 멜 로하스 주니어 선수가 올해의 MVP로 선정됐고, 수원의 고교 야구 명문인 유신고 출신의 소형준 선수가 KBO리그 신인상을 수상하며 ‘2020년 KBO 시상식’에서 kt wiz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 같은 수원시를 연고로 한 프로야구 구단의 약진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가을을 활력으로 채웠다.
◇직장운동부도 승리의 가도를 달렸다- 프로 스포츠 못지않게 직장운동부(실업팀)의 성과도 대단했다. 올해 초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재조명되며 다시금 전성시대를 맞은 민속씨름 분야에서는 수원시청 씨름단 소속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승호 선수는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임태혁 선수는 영월장사씨름대회와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 금강장사 타이틀을 가졌다.
훈훈한 외모와 정교한 기술로 씨름의 짜릿함을 보여주며 ‘씨름돌’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수원시청 씨름단 선수들은 코로나19가 확산 초기였던 지난 3월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부에 앞장선 것은 물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며 활약하기도 했다.
역도선수단의 서희엽 선수는 전국남녀역도선수권대회(9월)와 한국실업역도연맹회장배 역도경기대회(11월)에서 연속으로 인상·용상·합계 모두 1위를 기록하며 기쁜 소식을 전했다. 또 테니스선수단의 김나리-홍수연 선수는 올해 참가한 4번의 대회 중 3번의 대회에서 복식 1위를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으며, 배구선수단은 지난 7월 전국남녀종별배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학교운동부, 엘리트체육 육성 성과를 내다- 수원시는 지역 내 75개 학교 운동부에 매년 8억여 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 예산으로 훈련 용품과 훈련비 등에 도움을 받은 학교 엘리트 체육 선수들은 올해 뚜렷한 경기 성과로 우승 소식을 전했다.
지난 2월 개최됐던 제101회 전국동계체전에서 수원시 학생 선수단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 등 총 1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수원북중학교의 서희원 선수가 빙상피겨 여중부 싱글 B에서, 수원리틀이글스팀이 아이스하키 초등부에서, 청명고등학교 이준식 선수가 스노보드 남고부 프리스타일하프파이프에서 각각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지난 7월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린 제63회 전국종별하키선수권대회의 여자중등부 경기에서는 매원중학교 선수들이 우승의 결실을 맺었다. 또 지난 9월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열린 제41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매탄고등학교가 우승했으며, 제35회 협회장기 경기도야구대회 중등부에서는 수원북중학교가 경기도권 중학교 25개 팀 가운데 1위를 했다.
이어 지난 11월 강원도 홍천에서 개최된 제31회 CBS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서는 수성고등학교가 남자고등부에서, 수일여자중학교가 중등부에서 동반 우승하며 수원지역 배구 꿈나무들의 저력을 보여줬다. 대회는 줄었지만, 열심히 훈련에 임한 선수들의 폭발적인 경기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국민체육 인프라, 더 가깝고 더 편리하게- 스포츠 분야의 약진을 국민체육 확대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노력도 진행됐다. 올해 초 문을 연 광교웰빙국민센터는 영통구 이의동 1183번지에 총사업비 184억을 투자해 연면적 4680㎡,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져 수영장, 북카페, 다목적체육관, 다목적 실외구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또 권선구 고색동 1129번지 고색중보들 공원 안에 들어서는 실내 테니스장도 올해 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총사업비 70억을 투입, 연면적 2644㎡ 실내 테니스장 3면이 들어서면 테니스를 좋아하는 시민들이 날씨에 상관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체육계가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수들이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해줘 감사하다”며 “내년에도 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라 체육행사, 체육시설 운영의 방향을 재정립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체육행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