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5일 발표한 ‘X파일’ 중간조사 발표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시절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까지 불법도청(아나로그) 및 휴대폰 도감청이 이뤄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97년 12월 16대대선전의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 이른바 X파일 파문이 이제는 2002년 3월 17대대선 직전까지의‘불법 도청’으로 이슈가 넘어가는 양상이다. '삼성게이트'의 X파일 사태를 몰고왔던 불법도청이 노태우정권, YS정권에 이어 DJ정권 그리고 노무현 정권으로 까지 일파만파 퍼져가고 있다.
당장 한나라당은 DJ정부 시절 불법도청과 휴대폰 도감청까지 자행된 것에 대해 비난의 수위를 높이면서도 현 참여정부의 불법도감청 여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출했다. 국정원이 2002년 3월까지만 불법도청, 휴대폰 도청이 행해졌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미심쩍어한다.
나아가 DJ정부 시절 불법도청과 휴대폰 도청이 왜 지금 국가기관이 시인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정치권 일각에선 ‘삼성 게이트’ 핵심인 ‘X파일’공개에 부담을 느낀 여권이 그동안 공공연히 알려진 DJ정부 시절 불법도청과 더불어 휴대폰 도청을 시인함으로써 ‘X파일 물타기 전략’이 아니냐는 의혹도 흘러나왔다.
국정원, ‘YS-DJ정부 시절, 불법 도청 이뤄져’-국민생활 파장 우려 ‘부인’
이번에 국정원이 문민정부뿐만 국민의 정부까지 불법도청 및 휴대전화를 통한 도청도 해왔다고 밝혀 일파만파로 퍼질 전망이다.
특히 국가정보원은 5일 휴대폰 도.감청과 관련,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 200M 이내와 도청 대상을 정점으로 120도 범위내에서는 도.감청이 가능하다”며 “96년 디지털 휴대폰이 상용화되면서 감청 장비를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은 자체 개발한 휴대폰 감청장비는 유선중계통신망과 이동식 감청장비 두 종류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정원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기지국과 연결돼 있는 유선 구간에서만 휴대폰을 도감청 할 수 있다”고 말했던 기존의 입장과 배치된다.
이에 국정원은 그동안 휴대폰 감청사실을 부인한 것과 관련 “당시 감청기술이 조잡해고 알려지면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해 숨겼다”고 해명했다.
국정원.청와대 발표 ‘조율’-‘왜 이 시점에 불법도청 시인’의혹도
한편 한나라당은 ‘휴대폰 도청’에 관련 진대제 정통부 장관, 고영구 전 국정원장 등 관련인사들을 대상으로 ‘위증죄’로 관련자를 고발을 검토중이다. 또 ‘불법 도청’에 대한 금명간 정보위와 과기정위를 열어 진상조사에 나고 9월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도 언급하고 있다. 불법 도청부분은 전 국정원 기조실장인 문희상 의장과 이강래 의원을 겨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 현 정부에서 불법도청 여부 ▲ 현 여권지도부 김대중 정부 불법도청 인지 여부 ▲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지금 시점에 발표한 정치적 의도는 없는지에 참여정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휴대폰 도청’관련 한나라당 정보위 소속인 권영세 의원은 5일 “지난 1일 국정원의 정보위 보고에서도 휴대폰 도청관련 문제제기를 했으나 인정하지 않았다”며 “왜 이제와서 시인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출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지난 정보위 보고에서 ‘휴대폰 도청’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담당국장은 ‘안한다’고 분명히 밝혔고 김승규 원장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이에 권 의원은 “어느날 갑자기 알게 된 것도 아니고 X파일은 사라지고 휴대폰 도청만 떠들게 됐다”며 ‘물타기’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여당에서는 YS.DJ 정부시절 ‘불법도청 및 휴대폰 도청’관련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시인에 대해 의문을 표하면서도 노 대통령의 진정성을 주장했다.
여당내 핵심 관계자도 “국정원 발표를 두고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다 한다”며 “노 대통령은 X파일이 나온 김에 참여정부에 부담이 되더라도 불법도청관련 ‘발본색원’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휴대폰 도청으로 X파일을 물타기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대두될 순 있다”며 “그러나 노 대통령이 ‘정면돌파’ 정치 스타일을 보면 쉽게 이번 휴대폰 도청 시인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략적 의혹’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