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세수 하향 조정 압력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정치권에서 증세론이 대두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아직 낮다면 증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왔다. 하지만 조세부담률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지난해 발표된 국회예산정책처의 '2020 조세수첩'에 따르면, 세수를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조세부담률은 2019년 20.0%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세금과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 합계를 GDP으로 나눈 국민부담률은 2019년까지 6년 연속 상승하며 27.3%에 이르렀다. 각종 복지제도 확대로 사회보장기여금이 늘어난 결과다.
조세부담률과 국민부담률 모두 아직 OECD 37개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2018년 기준 OECD 평균 조세부담률은 24.9%, 평균 국민부담률은 34.0%였다. 이에 비해 한국은 각각 19.9%, 26.7% 수준이었다. 하지만 증가속도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에 비해 빠른 편이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3.3%포인트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0.8%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2019년과 2020년 연속 국세 수입이 줄어든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공개한 2020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결산에 따르면, 2019회계연도 국세 수입은 1161억원, 2020회계연도에는 7조9000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법인세 감소 영향이 컸다. 2020회계연도 법인세는 5조5132억원이 걷혀 전년 대비 16조6611억원(-23.1%)이나 줄어들었다. 또 2019회계연도 법인세는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고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지난 주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 개원 50주년 국제 컨퍼런스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은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며 세수는 하향 조정 압력을 받게 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