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부동산 PF 정리 미완료 사업장이 많은 저축은행 10곳의 대표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금감원은 이후에도 추가 점검이 필요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경·공매 대상 PF 사업장 12조원 중 1조9000억원(15.8%) 규모가 정리 완료됐다. 이 중 저축은행업권 경·공매 대상 PF 사업장 규모는 2조1000억원인데, 정리된 규모는 1800억원이다. 정리 실적이 8%대에 그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인하 기대에 편승해 부실 PF 사업장 정리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경·공매 진행 속도가 더딘 업체들에 대해서는 이유를 받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8일에는 전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기관에 연말까지 부실채권 정리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발송했다.
금감원은 각 금융회사 마다 전체 부실채권 비율과 부동산PF 부실채권 비율을 구분해서 각각 일정 수준 이하로 비율을 낮출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달 중으로 부동산 PF 사업장의 2차 사업성 평가를 마무리하고 재구조화 및 정리계획을 곧 확정할 계획이다. 대상은 지난 6∼8월 진행한 1차 평가에서 제외된 182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이다. 금감원은 이 중 약 1.2%(2조3000억원)의 사업장이 유의‧부실우려 등급으로 분류돼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사업장(216조5000억원)의 10.8%에 해당하는 수치다.
금감원은 지난 12일 농협중앙회에 인력을 투입해 현장점검에 나섰으며 오는 18일부터 행정안전부‧예금보험공사와 함께 새마을금고에 대한 합동 정기검사도 진행한다.
합동 감사팀은 새마을금고 뱅크런 위기를 촉발했던 부실 부동산 PF 정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살핀다.
새마을금고의 경·공매 대상 사업장 규모는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지난달 중순 기준 7000억원(26%)가량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