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맞춰 협업 전략 활발
이종 업계 시너지 효과 기대, 동종 업계서도 추진
주로 ‘MZ세대’ 공략…적용 연령·범위 점점 넓어져
[매일일보 황양택 기자] 유통업계가 소비자 공략을 위해 이색 콜라보레이션(협업)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는 주로 젊은 소비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전략인데, 최근에는 타깃이 되는 연령대와 상품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종과 동종 가리지 않고 전개되는 것도 주요 특징으로 나타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게임회사 컴투스와 협업을 진행, 골프 게임 ‘버디크러시’에 나오는 캐릭터를 활용해 ‘버디크러시x대추방울토마토’를 선보였다. 과일 포장 박스를 게임 캐릭터로 꾸미고, 이모티콘 랜덤 쿠폰을 동봉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와 컴투스 협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해 12월 1차 협업 당시 롯데마트는 컴투스의 프로야구 게임 캐릭터를 담은 감귤 상품 ‘프로야귤’ 7만 박스를 제작하고 일주일 만에 완판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마트와 컴투스 협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MZ세대와 무관해 보이는 과일 박스 상품이 협업 제품으로 선정됐다는 점과 협업 대상으로 게임 회사 캐릭터가 꼽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유통업계와 게임 회사 간 협업은 MZ세대가 즐기는 편의점 간편식이나 과자 상품 등에서 이뤄진다.
이번 협업 배경에 대해 롯데마트는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과일은 포장이나 상품명이 단조로운 경우가 대부분으로, 고객들은 포장보다는 과일 품목 자체를 고려해 선택하고 구매한다”면서 “이러한 판매 방식에서 시각적인 효과로 집객이 가능하면서도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다가 눈에 띄는 게임 캐릭터를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롯데제과에서 출시한 껌 제품 ‘쥬시후레쉬’와 협업해 내놓은 수제 맥주 ‘쥬시후레쉬맥주’도 소비자 관심을 받고 있다. 쥬시후레쉬는 1972년 롯데제과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50년간 판매되고 있는 장수 제품이다.
세븐일레븐은 특히 쥬시후레쉬 특유의 과일향과 청량감을 맥주에 담았으며 제품 외관도 쥬시후레쉬 색과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해 복고 감성을 살렸다. MZ세대가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뉴트로(New+Retro)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공략했다.
이번 협업은 MZ세대 뿐 아니라 쥬시후레쉬와 친숙한 세대에게도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켜 소비활동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구매자 연령대와 접점 범위를 한층 넓혔다.
뷰티업계와 패션업계 간 협업도 활발하다. 아모레퍼시픽은 명품 브랜드 오프화이트와 함께 한정판 화장품과 마스크, 스트랩 등 세트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제품 생산과 포장, 디자인 등 전 과정에서 두 회사가 협의하면서 1년 넘게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업 전략이 주로 이종 업계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진행되는 가운데 동종 업계 사이에서도 이뤄지면서 주목되고 있다.
오뚜기와 빙그레는 서로 제품 유형을 맞바꿔 협업을 펼쳤다. 빙그레의 스낵제품인 꽃게랑을 오뚜기가 라면으로 만들고, 오뚜기의 라면제품 참깨라면을 빙그레가 스낵으로 출시하는 방식이다.
꽃게랑면은 꽃게랑 스낵의 맛을 살리기 위해 비법스프를 추가했으며 꽃게랑 스낵을 상징하는 꽃게모양의 어묵후레이크를 넣어 재미를 살렸다. 참깨라면타임 스낵은 오뚜기 참깨라면과 빙그레 야채타임을 합쳐 만들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이나 패션·뷰티 등 유통업계 소비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는데, 이를 리드하고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는 전략이 협업 상품이다”라며 “SNS 활동에 익숙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가 주요 타깃이지만 범위가 한정되지 않고 계속 넓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