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유통업계가 벽을 허무는 '전략적 협업'으로 살길 찾기에 분주하다.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소비 주축인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으로는 시각적인 변화로 협업만이 다양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Z세대를 대표하는 10대들 사이에서 재미와 독특함을 더한 협업 상품을 소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학생복이 지난해 8월 10대 청소년 106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협업 제품을 긍정적으로 평가(구매한 적이 있거나 구매할 의향이 있음)한 응답자는 전체의 91.6%에 달했다.
이에 이종업계와의 협업을 통한 패키지 리뉴얼과 신제품 개발은 물론,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고 새로운 제품 출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동종업계도 협업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가령, 밀가루 브랜드 곰표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연습장, 메모지, 스티커가 출시되거나, 빙그레의 스낵제품인 꽃게랑을 오뚜기가 라면으로 만들고 오뚜기의 라면제품 참깨라면을 빙그레가 스낵으로 출시하는 방식이다.
정부의 정책 홍보를 위한 협업도 올해 등장한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정책 내용을 인기 상품의 특징에 녹여 상품화하면서 홍보 효과를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CU는 지난 11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희망줄라면'을 30만개 한정으로 출시했다. 용기와 뚜껑 패키지에 1인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료를 최대 3년간 30~50% 지원하는 사업 내용을 담은 점이 특징이다. 표면의 QR코드를 찍으면 신청 홈페이지에 바로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제품의 수익금 일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를 통해 자영업자의 재기 지원금으로 기부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떠오른 이후 재미를 추구하는 동시에 브랜드에 대한 신선하고 트렌디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발상을 전환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며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면 동종업계간 협업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제품뿐 아니라 배송, 서비스 등에서도 전략적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는 ‘윈윈 전략’이 기회 및 비용절감에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해관계만 맞으면 ‘적과의 동침’도 마다않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
최근 쿠팡이 미국 상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앞두면서 이커머스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양강 구도를 굳히고 경쟁사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CJ그룹, 신세계그룹과 전략적 지분 제휴 맺기에 나서고 있다.
삼각편대를 형성한 네이버, CJ그룹,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유통·판매, 물류 거점화, 라스트마일(최종 목적지 구간) 배송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