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지원금, 가입률 상승 추세 못 따라가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농기계종합보험의 국고 보조금이 바닥나면서 농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농기계종합보험은 경운기, 트랙터 등 12종의 농기계 운전 중에 발생하는 인적·물적 피해를 보장하는 정책 보험 상품으로, 가입기간 1년 동안 정부가 보험료의 50%를 지원한다.
15일 농협손해보험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기계종합보험을 지원하는 정부 예산이 지난달 27일 소진됐다.예산 지원 없이 100% 자부담으로 농기계 보험에 신규가입하거나 재계약 갱신을 한 계약건수는 지난 11일 기준 600건이 넘는다. 그러나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이 드는 연간보험료에 계약을 포기하는 농민도 늘어나고 있다.농기계종합보험에 대한 정부 예산이 소진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재작년과 지난해에도 8월 중순께 국고지원금이 모두 소진되며 이후에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료를 전액 자부담하는 농민들이 속출했다.
지난해 6월까지 농기계종합보험의 가입건수는 2만5300건이었으나 올해는 3만184건으로 지난해 전체 가입건수인 3만2882건에 육박했다. 지난해 6월 말부터 국고가 소진됐던 8월 중순까지의 계약건수는 4031건이나 된다.이에 반해 국고지원금은 2011년 43억8600만원, 2012년 47억9200만원에 이어 올해 48억3200만원으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농기계종합보험의 수요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예산이 부족해지자 다른 사업 부문의 예산을 전용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는 상태다.전문가들은 “정부가 공약가계부의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농림수산분야 예산에서 매년 1조3000억원씩 4년간 총 5조2000억원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관련 예산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렇게 대책마련이 요원한 상태에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농협손보 관계자는 “장마철에는 비가 많이 내려 농기계사고 발생률이 크게 높아지고, 장마와 태풍이 끝나면 농작물을 병충해로부터 예방하는데 많이 쓰이는 항공방제기, 광역방제기의 수요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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