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스마트폰 1위…성장 둔화 우려
갤럭시 생태계에 노트북 추가…성장 동력 마련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 포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사업 성장 둔화의 해답을 노트북 시장에서 찾는 모습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3250만대로 3년 새 15% 줄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꾸준히 오르고, 기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교체 주기도 길어지고 있는 탓이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3년7개월로 전년 대비 3개월 늘었다. 2년 안팎이던 2010년도 초반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에 맞춰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섰다. ‘갤럭시’란 브랜드로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온 기술력을 노트북에 적용,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단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노트북 시장 확대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는 요소다.
◇대중화된 스마트폰…삼성, 신흥 시장서 고전
스마트폰은 이미 대중화된 기기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스마트폰 시장은 줄곧 성장세를 기록해왔으나, 보급률이 높아진 2018년부터 성장 둔화에 들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포화 현상은 특히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는 국가에서 두드러진다. SA·퓨리서치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안방’인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95% 수준으로 세계 1위다. 국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약 33개월 수준으로 세계 평균치보단 짧지만, 2014년 23개월과 비교해 대폭 길어졌다. 이밖에 이스라엘·네덜란드·미국 등이 스마트폰 보급률 8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 시장 상황도 여의치 않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보급률 30% 수준인 인도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점유율 20%를 차지,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엔 삼성전자가 1위였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샤오미(27%)에 밀리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 60% 수준인 중국에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 0.8%에 불과하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2위를 담당하는 국가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선 올 1분기 삼성전자가 26%를 점유하며 1위를 수성했으나, 샤오미의 추격이 매섭다. 삼성전자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지만, 샤오미는 139% 늘었다.
신규 시장으로 꼽히는 ‘5G 단말’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5G 스마트폰을 1700만대 생산, 이 시장 점유율 12.7%를 차지했다. 애플(30.2%)·오포(16.1%)·비보(14.5)에 이어 4위에 그쳤다.
◇‘갤럭시 DNA’ 노트북에 이식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2억5570만대를 출하하며 세계 점유율 19% 1위에 올랐지만, 중국 업체 추격 등 불안 요소가 지속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둔화돼 사업성이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며 “신제품 출시 효과도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차세대 갤럭시’로 노트북을 꼽고 대응에 나섰다. 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노트북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81% 성장했다. 하락세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과 대조를 이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최초로 노트북 단독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북 프로 360 △갤럭시 북 프로 등을 공개했다. 통상 12월에 노트북 신제품을 출시했으나, 이번엔 공개 시기도 마케팅에도 변화를 줘 중요도를 높였다. 스마트폰의 마케팅 방법을 차용하고, 기능도 대폭 향상했다. 비교적 중심 사업에서 벗어났던 노트북을 갤럭시 생태계에 흡수한 것도 특징이다.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엔 삼성전자 모바일 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AMOLED 디스플레이 △초슬림·초경량 디자인 등이 적용되고 다양한 갤럭시 기기와 매끄럽게 연동된다. 삼성전자의 노트북 시장 확대는 중소형 OLED 시장의 절대 강자에 올라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시너지 확대 요소로도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노트북 필수 부품 생산을 수직계열화한 상태”라며 “스마트폰처럼 기능적 혁신을 이룬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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