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AI 패권 경쟁 치열…슈퍼컴 기반 딥러닝 효율 높인 차세대 AI 주목
네이버·LG·SK텔레콤 등 국내 기업도 참전…투자·정부 지원·인재 확보 관건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개발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네이버, LG,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들도 앞 다퉈 차세대 AI 개발에 한창이다.
1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술은 미국이 선도하고 있으나 그 뒤를 중국이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의 AI 기술 경쟁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국 44.6점, 중국 32.0점, EU 23.3점으로 미국이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AI관련 논문 수와 질,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서비스 등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EU의 경우는 오히려 기술 선도국과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초거대 AI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거대 AI는 대규모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심층학습(딥러닝) 효율을 크게 높인 차세대 AI를 말한다. 딥러닝 도입 초기 AI인 알파고가 바둑에만 특화됐다면 초거대 AI는 적은 데이터로 빠른 학습이 가능해 기업이 원하는 여러 서비스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전기차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전문기업 ‘오픈AI’가 1750억개의 파라미터를 구현해 만든 AI ‘GPT-3’가 최초의 초거대 AI로 평가받는다.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AI 개발에 대한 열기도 뜨겁다.
네이버는 국내 기업 최초의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하고, 국내에서의 AI 퍼스트무버를 넘어 글로벌 AI 기술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는 GPT-3(175B)를 뛰어넘는 204B(2040억개)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로 개발됐다. AI 모델의 크기를 나타내는 파라미터의 수가 높아질수록, AI는 더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LG AI 연구원은 목표를 GPT-3를 뛰어넘는 초거대 AI로 잡았다. 3년간 1억달러(약 1130억원)를 투자해 올 하반기 GPT-3의 3.4배 수준인 6000억개 파라미터를 갖춘 초거대 AI를 선보인다.
SK텔레콤도 GPT-3와 유사한 수준의 초거대 AI를 준비 중이다. 연내 15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초거대 AI ‘GLM’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연내 카이스트와 'AI·SW 기술 연구소'를 설립해 초거대 AI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카카오도 카카오브레인·엔터프라이즈와 자체적으로 초거대 AI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차세대 AI 경쟁에서 한국이 선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될 과제도 있다. 국내 AI 연구나 인프라가 해외에 비해 뒤처진 만큼 초거대 AI 구축을 위해 민관의 대규모 투자와 함께 정부 차원의 연구 인프라나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AI 인재 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