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양성평등센타, 자체 조사 후 경찰에 수사의뢰
[매일일보] 지난 2011년 고려대학교 의대생들 사이에 발생한 집단 성추행의 충격이 여전히 잊히지 않는 가운데 이 학교 재학 중인 한 남학생이 같은 과 여학생의 치마 속 등 신체 부위를 몰래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여학생 19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조사는 이 학교 양성평등센터가 자체 조사 후 제출한 고발장에 따라 시작됐는데, 특히 피해 여학생 가운데 3명은 “몰카 이상의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직접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31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고려대는 재학생 A(25)씨가 2011년부터 최근까지 교내 동아리방 등에서 술에 취한 여학생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등 성추행 혐의가 있다는 고발장을 최근 경찰에 접수했다.고려대 양성평등센터가 최근까지 조사를 진행한 결과 A씨는 이 학교 여학생 중 19명을 상대로 성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 가운데 3명은 몰카 이상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고발을 접수한 뒤 A씨 방에서 하드디스크 5개를 압수해 서울경찰청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는데, 현재까지 확인한 A씨의 하드디스크에서는 동아리방 뿐 아니라 지하철·에스컬레이터·강의실 등에서 여성의 치마 속과 가슴 부분 등을 몰래 촬영한 사진이 무더기로 발견됐다.이날 경찰 관계자는 “아직 A씨와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A씨에 대해 ‘몰카’ 혐의 뿐 아니라 피해 여학생에게 직접적인 신체 접촉 또는 성폭행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사건과 관련해 고려대 측은 양성평등센터 조사 결과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A씨에 대한 대학 차원의 징계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한편 2011년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 당시 학과 교수 등 고려대 측 관계자들은 가해자에 대해 온정적이거나 우호적인 태도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 측의 인신공격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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