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 거쳐 mRNA백신 접종 기간 6주로 연장
전문가들 “기존 정해진 기간에 맞아야 효과…원칙 없이 바꿔선 안 돼”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정부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 간격을 한시적으로 6주로 늘리면서 1·2차간의 간격이 길어짐에 따라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모더나로부터 받기로 한 8월 백신 공급 물량이 850만회분에서 절반 이하까지 반토막나면서 정부는 당초 계획한 mRNA백신 1·2차 접종 간격을 4주에서 6주로 연장했다. 이로써 모더나뿐 아니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영향을 받게될 전망이다. 현재 정부가 모더나 측에 공식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하는 등 즉각적인 항의·대응에 나섰으나, 쉽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모더나와 계약한 백신 물량은 총 4000만회로 2회 접종 기준 2000만명 분량이다. 이 중 상반기에 11만2000회분이 들어왔고 7월 이후에는 234만3000회분이 더 들어왔다. 당초 이달 말까지 915만8000회분이 더 들어와야 했으나, 공급 일정에 또 다시 차질이 생긴 것이다.
앞서 모더나는 지난달에도 비슷한 이유로 7월 백신 공급 일정을 조정했다. 갑작스러운 백신 공급 일정 변동으로 접종 일정 또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추진단은 “모더나 백신 공급 상황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mRNA 백신 접종간격을 불가피하게 한시적으로 6주까지 연장해 적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결정에 따른 것으로, 추진단은 지난 7월 22일 백신 공급상황이나 의료기관 접종여건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mRNA 백신 접종간격을 최대 6주 범위에서 적용 가능하도록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받았다.
다만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인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연일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와서 생산 차질에 항의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백신 수급이 불안해보였으면 미리 가서 요청하고 백신을 확보했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모더나 백신 수급 차질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화이자에 비해 규모가 작고 신생 회사나 다름 없는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정상적인 백신 생산·공급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데다, 우리나라가 계약했을 당시 이미 한정된 모더나 백신 물량을 대량 선구매한 국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면역체 형성 등 효과를 우려도 크다.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기다리는 57세 A씨는 “화이자 측에서 백신에 대한 임상을 발표할 때 3~4주 내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아는데, 이를 정부가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 사항인지 의문”이라며 “결국 백신을 맞아봐야 효능이 더 떨어지는 것 아닌지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쳤다고는 해도 이는 예외적인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지침일 뿐 기존 지침에 따라 접종했을 때와 동일한 수준의 접종 효과를 보일지 알 수 없다.
마상혁 감염대책위원장은 “백신접종은 기존에 정해진 기간대로 접종을 해야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권장되는 기간보다 늦게 맞는 것 또한 일반적으로 허용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원칙 없이 접종 기간을 바꿔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