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2223명·지역 2145명…국내 치명률 0.99%
정부 고강도 방역 조처에도 확진자 좀처럼 줄지 않아
휴가철, 광복절 연휴, 개학 등으로 확진자 더 늘 수도
권 장관 “예전과 다른 새로운 국면, 고비에 들어섰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코로나 상황이 연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11일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2000명대 선을 넘어섰다.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와 사적모임 인원 제한 조치를 연달아 시행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환자 증가 폭은 갈수록 늘어가는 분위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223명 늘어 누적 21만6206명이라고 밝혔다. 전날(1537명)보다 686명이나 늘어난 수치로, 2000명대를 넘어 2200명대로 직행했다.
직전 국내 최다 발생일이였던 지난달 28일의 1895명보다도 무려 328명 많은 것으로, 2주 만에 신기록을 달성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더불어 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잇따른 고강도 방역 조처에도 4차 대유행 기세가 좀체 꺾이지 않자 고심에 빠졌다.
특히 전파력이 더 강한 인도 유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여름 휴가철 시작에 이어 광복절 연휴, 초중고교 개학 등 위험 요인들이 남아 있어 앞으로 확산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
하루 확진자는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달 7일(1212명)부터 36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다. 1주간 하루 평균 1755명꼴로 나온 가운데 지역발생은 하루 평균 1694명에 달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지역발생이 2145명, 해외유입이 78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주 초반이었던 8∼9일 이틀간 1400명대를 유지했지만 이날 2000명대로 급증했다.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 역시 최다 기록을 경신하며 코로나19가 전국적인 확산세로 번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총 1405명(65.5%)으로, 전날 800명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서울·경기 지역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1400명대로 치솟았다.
비수도권은 경남, 부산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총 740명(34.5%)을 기록했다. 이로써 수도권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수도권은 지난해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이후 최다 기록을 갱신했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 누적 2135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0.99%다. 치명률은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 3월 중순(3월 18일·1.00%) 이후 약 1년 5개월만, 정확히는 511일 만에 1% 아래로 내려왔다.
위·중증 환자는 총 387명으로, 전날(379명)보다 8명 늘면서 지난달 31일(317명)부터 12일 연속 300명을 웃돌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오늘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200명을 넘어섰다. 작년 1월 최초 발병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한 달 넘게 고강도 방역 조치를 시행해 확산세를 눌러 왔으나 휴가철 영향으로 지역 간 이동량이 늘고, 주요 관광지인 강원, 부산, 경남 등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 새로운 고비에 들어서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 두 가지가 제대로 돼야 방역과 경제·일상 모두를 지켜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