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재영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탄소중립법’이 25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돼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과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설정해 산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법안 처리 과정엔 업계 의견수렴이 부족해 목표량 설정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재계 한 관계자는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됐을 때도 기습통과될지 몰랐다”며 “본회의 때 국회 기류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안이 통과 돼도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에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하위법령에서 완화되더라도)아무래도 기본법상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가 35% 이상으로 설정됐으니 그게 가장 낮은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노위 법안 심의 과정에서는 감축의무를 부담해야 할 산업현장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때문에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배출량인 7억2760만톤 기준 35%인 4억7294만톤 이상 2030년까지 감축하도록 설정한 내용도 근거가 부실하다는 불만이다. 여당은 환노위에서 야당의원들이 퇴장한 사이 이 법을 단독 의결했다. 산업계는 급격한 NDC 상향이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구조에 과도한 환경비용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러한 부담은 전기료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도 전이될 것이란 염려도 있다. 당장 발전사들이 신재생에너지 발전 투자를 늘리면서 부채가 늘어나는 등 과부하가 걸리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비용이 소비자에게 전이될 것을 막기 위해 한국전력공사가 덤터기를 쓰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전은 올해부터 연료비 연동제를 반영한 전기요금 개편이 도입됨에 따라 비용부담을 전기요금으로 전가할 수 있게 됐지만 정부가 물가안정을 목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해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한전은 2014년 삼성동 부지를 매각하고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돼 차입금 부담도 축소됐으나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투자부담이 지속되며 차입금도 증가추세다. 올 상반기 말 기준 한전이 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는 전년 동기보다 5조원 정도 늘어나 있다. 한전은 2분기 7648억원 적자를 기록해 6분기만에 적자전환했으며 3분기까지 전기요금이 동결돼 하반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업계는 최근 NDC 목표 상향으로 전기차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국산차를 수입차가 대체할 수밖에 없다며 업계의 생존 문제가 달렸다는 유감을 표시했다. 철강업계와 정유・석유화학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업종에서는 탄소저감 기술이 아직 초기단계로 탄소감축 목표 조기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안정을 위해 전기요금을 동결하면서 환경목표를 올리는 이중적인 행보는 공기업에 과도한 부채를 안기는 등 부작용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