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환자에 업체 “작업자 선동” 일축…보건당국 ‘깜깜’
[매일일보] 사우디아라비아 알루미늄 제철소 건설현장에서 배관공으로 일하던 김영설(54)씨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의심되는 증상으로 현지에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 보건당국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함께 일했던 의심환자가 입국하는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사우디아라비아는 감염시 사망률이 56%에 달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세계 감염자의 70% 이상이 있는 곳이지만 해당 업체는 아무런 사전대비조치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감염 의심 직원들이 병원에 가려는 것조차 “작업자 선동하지말라”며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줬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 등 국회의원들 및 故김영설씨와 함께 일했던 노동자들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의 은폐의혹을 규탄하고 중동 현지에 파견된 노동자들을 위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안전대책마련을 촉구했다.보건복지부와 오병윤 의원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6월 13일부터 사우디 동부에 위치한 마덴 현장에 파견돼 2개월째 알루미늄 공장 건설공사 수행 중이었으며, 지난 3~4일경 감기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7일부터 감기증세로 병원처방약을 복용했다.7일 증세 악화로 귀국하려 했으나 티켓팅이 안 돼 출국이 지연된 김씨는 10일 인근 쥬베일의 센트럴 병원에 입원 치료중 11일 급격한 병세 악화로 응급실로 옮겨졌고 그날 새벽 3시경(한국 시간 오후 2시경) 중증폐렴에 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보건당국에 따르면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도 불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이 감염되면 콧물, 기침, 열 등 코감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발병시 사망률이 56%나 되고 이미 전세계적으로 94명이 확진판정을 받고 그 중 46명이 사망했다.최근엔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까지 감염자가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TO) 등 세계 각국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예방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사우디 여행 중이거나 여행 후 10일 이내에 38°C 이상의 고열과 기침을 동반한 급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현지 및 공항검역소(입국당시), 국내 의료기관, 보건소를 방문해달라”며, “해당 국가를 방문할 경우 사람이 밀집된 장소는 가급적 피하고, 외출 후 손씻기, 양치질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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