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잡혔다가 재확산 과정서 고립돼 모두 숨진 채 발견…'경기도청장' 예정
화재 건물, 1년전 추락사고로 3명 사망하기도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큰불이 났다. 불을 끄기 위해 건물 내부에 진입했던 소방관 3명이 갑자기 재확산한 불길에 고립됐다가 끝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이 난 공사장은 건축 연면적이 20만㎡에 달하는 데다가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많아 불길은 17시간째 완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46분께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내 창고 건물 1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14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날 오전 6시 32분께 큰불을 꺼 오전 7시 10분에 대응단계를 해제했다.
그러나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됐고 이 과정에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3팀장 이형석 소방위와 팀원 박수동 소방교, 조우찬 소방사 등 3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이 팀장 등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낮 12시 22분께 2층에서 2명을 발견했고, 이어 낮 12시 41분께 비슷한 곳에서 나머지 1명을 찾았다. 발견 당시 이 소방위 등은 모두 숨진 상태였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변을 당한 소방관들은 모두 공기호흡기 등 개인 안전장구를 착용했지만 급격한 연소 확대와 구조물 붕괴로 갑작스럽게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애초 2층에 투입된 인원은 이 팀장 등을 비롯해 모두 5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오전 9시 34분께 자력으로 탈출했다.
탈출한 2명은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이 팀장 등 순직한 3명에 장례는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다. 영결식은 오는 8일 오전 10시 평택 이충문화체육관에서 이뤄진다.
소방청은 순직자들에 대해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등 예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 공사장에서는 1년여 전인 2020년 12월 20일에도 인명사고가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건물 5층 자동차 진입 램프 부근에서 천장 상판을 덮는 작업을 하던 중 천장에 설치된 콘크리트 골격이 무너지면서 작업자 5명이 10여m 아래로 떨어졌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로 해당 건물은 이듬해 1월 26일까지 한 달가량 공사 중지 처분을 받아 공사 기간이 애초 계획보다 길어졌으나 건축주나 시공사는 평택시에 별도의 준공 예정일 변경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