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학 대표 “친환경 신사업 역량 강화할 것”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 흥행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로 인해 약화된 건설주 투자심리는 변수로 지목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25일부터 양일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확정한 후 다음 달 3~4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희망가는 5만7900원~7만54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9264억에서 1조2112억원에 달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조6300억원부터 6조5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 주식은 모두 1600만주로 이 중 1200만주(75%)는 구주 매출, 400만주(25%)는 신주 모집으로 진행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공모 자금을 차세대 초소형원자로(MMR),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플라스틱 및 암모니아 활용 청정수소 생산, 폐기물 소각과 매립 등 신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현대엔지니어링은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 및 주택건설 사업으로 브랜드 파워를 향상하고 탄탄한 성장을 기록해왔다”면서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내일을 준비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에너지 전담 회사로 거듭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EPC 경험과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사업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전기차 플랜트 및 수소 에코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어 EPC 사업의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분야의 6가지 신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진다.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사업을, 친환경 분야에서 △CO2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이 그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작년 폐플라스틱 활용 수소 생산 플랜트 설계를 시작했으며, 생산 설비 운전은 2024년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또 “암모니아 활용 수소 생산 사업과 관련해선 현재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활용 독점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신사업은 플랜트·인프라 분야 사업의 연장선에 있어 운영과 기술적 면에서 어려움 없이 추진되고 있는데 오는 2024∼2025년부터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신사업 매출 기여도가 전체 매출의 10% 수준까지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IPO에 대해 오는 27일 상장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의 IPO흥행을 이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 청약 후 받은 대규모 환불금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청약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 21일 일반청약을 마감한 스코넥엔터테인먼트와 이지트로닉스가 각각 6조3358억원, 4조8000억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LG에너지솔루션 청약 환불금 효과를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로 건설주가 급락하는 등 건설업에 대한 투심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월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이며 인수회사로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