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윤석열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설계
상태바
[전문가 기고] 윤석열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설계
  • 배재광 월드블록체인컨버전스 의장
  • 승인 2022.06.09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재광 월드블록체인컨버전스 의장
테라-루나 프로젝트가 ‘결제’라는 쉽지 않은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테이킹(예금) 구조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디파이(DeFi), 앵커프로토콜과 미러프로토콜을 출시하면서 한국이라는 배경의 글로벌 규모의 프로젝트가 됐다. 당사자들로서도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 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가 작금의 사태를 너무 작위적으로 해석하거나 문재인 정부가 소홀했었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을 일거에 만회하겠다고 덤벼서는 결국은 2016년 1월부터 시행된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크라우드펀딩)에 관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결국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의 씨를 말리는 입법이 되고 말았다는 역사적 경험을 잊지 말아야 겠다.
가상자산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는 규제 대상의 문제와 규제의 적합성, 정합성,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따른 최소 규제의 원칙에 따라 정해진다. 그런데 가상자산을 특금법 같이 정의한다면 실제 입법이나 규제설계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동네 작은 가게에서도 발행하는 ‘포인트’, ‘마일리지’등이 모두 포괄되고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현상’들이 규제에 포섭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특금법상 가상자산 정의 규정을 가상자산 입법(안)에서 이를 답습하거나 준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가상자산을 그 정의에 ‘분산원장 기술(DLT)’즉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것에 한정해야 한다.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한 것이 아닌 것까지 포괄적으로 규제나 입법에 포섭하는 것은 규제설계에 막대한 어려움을 줄 것이고 그 규제의 타당성 자체를 몰각할 것이 분명하다. 당연히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혁신 자체가 지체되며 기회의 창이 닫히게 돼 미국 등 혁신 기업들의 서비스나 기술들을 이용하는 소비국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 규제설계에서 법령으로 규제대상을 정의하는 것은 명료하게 정의해야 된다. 가장 경계할 것은 언론이나 국회, 정부 당국까지 규제할 입법이 없어서 현재 루나-테라 사건이나 다단계 코인 등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과 언론의 상투적인 언급이다. 가상자산(코인) 중 투자계약 등 증권에 해당하는 금융투자상품은 자본시장법상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된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다단계 조직들이 쉽게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발행 후 다단계 조직을 이용해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사실상 이를 방임하고 있다. 코인 다단계 판매의 경우 형법상 사기(특경법상 사기 포함) 등 관련 법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용해 처벌하지 않고 마치 법이 미비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는 행위다. 검찰과 경찰은 엄정히 대처해 주었으면 한다. 이와 같이 적용할 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존 법으로도 불법적인 행위들에 대응은 가능하다. 다만, 이제까지 없는 기술과 사업모델에 적용할 현행 법령의 미비점에 대해서는, 혁신자체에 장애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적정한 규제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등 2013년부터 관련 내용을 주시하면서 대처해 온 국가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트레블룰 처럼 성급한 입법과 그 적용은 제2의 공인인증서가 돼 한국을 혁신의 섬, 갈라파고스로 만들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혁신정책이 이전 정부와의 차별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담당업무 : 게임, 인터넷, IT서비스 등
좌우명 : 꼰대가 되지 말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