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공급망 차질 등 영향
소비자물가도 위협...빅스텝 가능성 커져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축산물, 공산품, 서비스 등 안오르는 품목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 곡물가격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공산품·서비스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 물가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24로 전월대비 0.5% 상승했다. 지수 자체로는 지난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7% 올라 18개월 연속 상승했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입 가격에 반영되면서 생산자물가를 밀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이 지수가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도 뒤따라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5%대 소비자물가도 위협받는 형국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전월대비 1.5% 올랐다. 농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1.7%, -0.3% 하락했지만, 축산물이 6.9%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축산물 가격 상승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적인 곡물 파동이 일어나자 사룟값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21.8%, 닭고기는 26.8% 폭등했다. 시중에서 100g당 4000원 이상에 팔리는 삼겹살은 금겹살로 불리는데 앞으로는 더 귀해질 전망이다.
경유는 8.3% 상승했고, 휘발유는 9.8% 뛰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5.9% 오르며 공산품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식자재값 상승은 음식료품 가격도 0.4% 끌어올렸다.
한은은 상반기 물가안정 보고서에서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점은 6월 7월에 올 것으로 전망했는데, 6%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꺾이지 않는 물가상승은 오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오름세가 꺾일때까지는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